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가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탓에 일본에 특정 종교가 확산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종교로 지목된 통일교는 기사회견을 열고 용의자의 모친이 신자였다고 인정했다.
12일 NHK·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에 총격을 가해 사망하게 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스야는 “이 종료단체를 일본에 초청한 것이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그로 인해 일본에 퍼졌다고 생각했고 그 손자인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한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가 이 종교단체의 관련 조직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등 관계가 깊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그는 모친이 종교 단체에 빠져 고액의 기부를 하는 등으로 인해 가정 생활이 엉망이 됐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언론은 야마가미 어머니가 다닌 종교단체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을 지목했다. 슈칸겐다이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통일교 산하 민간 국제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1990년대 후반부터 통일교 신자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반년간 매월 1회가량 행사에 참석했다고 시인했다.
다나카 도미히로 통일교 일본교회 회장은 “용의자의 어머니가 2002년께 파산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교회 측에서 고액 헌금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이 일절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가 신자로 등록한 적도 없고 고문으로 일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요미우리신문은 통일교와 관련해 1954년 한국에서 설립했으며 일본 내에 286개 교회와 약 60만명에 이르는 신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에는 영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인감 등을 판매하는 ‘영감상법’과 낯선 사람과의 ‘합동결혼식’ 등으로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고 조명했다.
앞서 전직 자위대원인 야마가미는 지난 8일 사제 총기를 가지고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피격했다. 현장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아베 전 총리는 과다 출혈로 이날 오후 5시3분 숨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