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소식을 담은 용어일수록, 누구나 바로 알 수 있는 쉬운 용어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전달할 때 외국어 사용을 최소화 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방역 지침 등은 모든 사람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정보인 만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최근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는 ‘더블링’이다. 더블링은 신규 확진자가 직전 1주와 비교해 두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보건당국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는 물론, 언론 보도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는 보도용어와 공공언어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공공언어는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을 전제로 쓰이는 말이다. 정부 관공서뿐 아니라 대중매체, 출판물, 제품 설명서, 광고물 등에서 사용되는 언어표현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공공언어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쉬워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건이다. 최근 코로나19 소식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던 사람은 더블링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연령대에 따라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역시 더블링의 의미를 짐작하기 어렵다.
공공언어가 어려우면 낙오되는 사회 구성원이 증가한다. 경제적·문화적 취약계층은 새로운 소식이나 지식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사회 계층간 분절도 심화한다. 외국어나 학술용어를 이해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 자연스러운 대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해하는 쉬운 말이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한글문화연대 공공언어지원단은 “많은 언론에서 더블링과 ‘확진자 2배 증가’를 함께 쓰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더블링이라는 용어로는 확진자가 갑자기 증가한다는 뜻을 직관적으로 알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는 ‘확진자 2배 증가’, ’확진자 급증’이라고 써야 한다”며 “쉬운 우리말과 한글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언어지원단은 현재 보건당국에도 더블링 대신 ‘확진자 2배 증가’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