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장이 자진사퇴했다. 지난 4월15일 공사가 중단된지 3개월여 만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김현철 조합장은 전날 전체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현 조합집행부가 모두 해임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 제가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조합장은 “오로지 6000명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 제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제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사태가 조합장 자진사퇴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역대 최대 규모의 정비 사업으로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약 5586억원) 계약의 유효성을 놓고 시공사업단과 조합 측의 갈등이 깊어지면 지난 4월15일 재건축 현장은 공정률 52%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조합은 대주단으로부터 사업비 대출 연장 불가능까지 통보받았다.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조합에 전달했다. 사업비 대출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은 인당 약 1억원 이상을 상환해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일부 조합원들은 현 조합 집행부 해임절차를 추진하기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오는 8월 해임총회를 열고 현 집행부 해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합 내홍이 격화되자 최근 핵심인원 사퇴도 이어졌다. 지난 9일 강정원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자문위원(계약법률TF팀장)은 “많은 조합원들이 더 이상 제가 자문위원으로 일하지 않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며 사퇴를 밝힌 바 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