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지역경제를 먹여 살리는 젖줄이다. 50년 가까이 거제와 함께했기 때문에 파업이 상권에 미친 영향은 컸다.
거제에서 2년 째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파업이후 피해가 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장에 사람이 많이 빠졌다. 예전엔 퇴근 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왔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대우조선이 잘 돼야 상권이 살 수 있다”라며 “거제시에 아파트가 많은데, 대우조선이 빠지면 모두 유령아파트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선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도 “파업 전에는 장사하기 괜찮았는데 파업 이후론 어려웠다”며 “옆 가게(삼겹살집)는 우리 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은 끝났지만 해결 못한 과제가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 상권에 따르면 거제 조선소 노동자가 계속 줄고 있다. 노동 강도 대비 낮은 임금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2015년 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임금 삭감으로 이어졌다. 이 탓에 전문 기술자도 보수와 근무환경이 더 좋은 ‘육지’ 일자리로 이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파업을 지지하는 반응도 있었다. 오죽했으면 파업했겠냐는 것이다. 공생관계인 조선소 노동자들이 잘 벌어야 내수와 지역경제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지적한다.
PC방을 운영하는 C씨는 “이곳 상권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바닥까지 내려간 지 오래다. 파업과 영업 피해를 연결 짓는 건 무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파업은)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우조선과 하청 노동자를 하나로 묶어서 보면 안 된다. 돈을 잘 버는 쪽은 대우조선이고 하청 노동자는 정말 돈을 적게 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돈 쓰는 걸 보면 ‘아 정말 돈이 없나 보다’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사는 22일 임금인상과 고용승계를 중심으로 합의안을 이끌었다.
임금은 사측이 제시한 4.5% 수준에서 인상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폐업했거나, 폐업 예정인 업체 노동자는 다른 업체로 인계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도록 합의했다.
C씨는 “임금협상안이 노조가 만족할 수준은 못 될 것”이라며 “(저는) 오히려 응원 한다. 그들이 협상을 잘해서 돈을 잘 벌면 상권이 더 사는 법이다”고 밝혔다.
거제=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