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갑질’ KT에스테이트 직원, 인사발령

‘용역 갑질’ KT에스테이트 직원, 인사발령

수차례 부당업무 지시·폭언 정황

기사승인 2022-07-28 06:00:14

하청 용역업체 직원에게 부당 업무를 지시하고 폭언을 일삼은 KT에스테이트 직원이 발령 조치됐다. KT에스테이트는 KT그룹 부동산 전문 회사다.

28일 KT에스테이트에 따르면 KT퇴계원 사옥관리자 A씨는 최근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시설관리인 B씨에게 어항청소 등 업무와 상관없는 일들을 다수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임차인이 훼손한 공간 복구 작업도 B씨에게 떠넘겼다.

임대 공간 원상 복구는 사옥관리담당 소관으로 엄연한 부당 업무 지시다. A씨는 또 보안전산시스템 정비를 강요하며 ‘하려면 하고, 못하겠으면 뻗든가’라며 B씨에게 모멸감을 줬다. 

B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지만 KT윤리실은 사건을 한 달 가까이 방치했다. 그 사이 하청업체 간부들이 화해를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B씨가 거듭 하소연하자 윤리실은 지난달 A씨를 서울 모 전화국으로 분리시켰고, 이달 18일엔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그러나 ‘징계수위 통보 의무가 없다’며 피해자인 B씨에겐 조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씨가 이의를 신청했거나 KT소속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B씨는 “어제(26일) 통화해보니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에서 결정이 난 걸 인사팀과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징계수위는 알려줄 의무가 없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잘릴 걸 각오하고 어렵게 제보한 건데 이대로 내버려두면 회사도 없던 일로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KT에서 고객서비스와 기획 일을 하다가 퇴직 후 자격을 얻고 용역업체 시설관리인으로 재취업했다. 계약기간은 올해 연말 끝난다. B씨는 지금도 언론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 측은 사건이 재조명되는 걸 꺼리고 있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내부 조사를 철저히 했고 징계며 재발방지 교육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라며 “더 이상 이슈될 건 아닌데 우리로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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