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소비 성향에 맞춘 차별화된 주류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죠.”
입사 4년 차에 접어든 장주현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MZ세대의 주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잘 잡아내는 대중주(大衆酒) 바이어다.
홈플러스 막걸리 판매량 1위에 올랐던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에 이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인 ‘즉석음료(RTD) 캔하이볼 3종’을 기획하며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하이볼’을 겨냥한 블루오션 시장 공략이 적중한 셈이다. 현재 캔하이볼 3종(얼그레이 하이볼·레몬토닉 하이볼·콜라믹스 하이볼)은 RTD 카테고리 매출 1~3위를 기록 중이다.
장 바이어는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을 통해 ‘얼그레이 하이볼’이 핫 키워드로 떠오르며 하이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커지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토대로 그는 MZ세대의 감각을 십분 발휘해 상품 개발에 몰두했다.
장 바이어는 캔 하이볼 기획 배경에 대해 “위스키는 물론이고 여름철을 맞아 캠핑, 휴가지, 집들이 등에서 하이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현재 하이볼을 맛보기 위해선 위스키와 탄산수를 별도 구매 후 제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정확한 레시피로 계량된 하이볼 캔 상품이 나온다면 고객들의 편의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바이어는 캔 하이볼이 흥행할 거라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MZ세대를 겨냥한 RTD 캔하이볼의 성공 비결로 ‘명확한 셀링포인트’를 꼽았다.
장 바이어는 “최근 유행하는 인기 있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아니어서 살짝 걱정했지만, 그래도 상품력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상품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명확한 셀링포인트”라며 “레몬토닉 하이볼과 콜라믹스 하이볼은 고객들이 많이 접해 왔던 플레이버(Flavor)이기 때문에 고객이 상품을 보는 순간 맛을 미리 상상해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그레이하이볼은 TV와 SNS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서 고객 접점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여름 바캉스 시즌에 론칭하면서 RTD 상품 특성 상 야외 피크닉이나 홈파티용으로 적합해 수요가 뚜렷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MZ세대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상품을 기획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주류를 매우 좋아하는 MZ세대 고객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으로 접근했다”면서 “상품 셀링포인트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내가 고객’이라고 가정하고 상상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데, 비교적 주류를 구매했던 경험이 많아 상상하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볼의 인기에 힘입어 위스키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 6월 2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홈플러스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하이볼 위스키로 많이 찾는 ‘짐빔’, ‘산토리’, ‘잭다니엘’ 매출은 각각 524%, 96%, 18% 신장했다.
급변하는 유통 트렌드 속에서 고객 수요를 파악하고, 일종의 성과를 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시중에 거의 없는 캔 타입의 RTD 하이볼 판매로 블루오션 창출에 나선 것인데, 상품 기획·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장 바이어는 “내가 생각하는 맛있는 맛과 고객이 느끼는 맛에 대한 기준이 다를까봐 고민을 많이 한다. 캔하이볼은 5차, 6차까지 샘플을 제조했었는데, 시음을 많이 하다 보니 ‘이 맛이 처음 내가 생각했던 그 맛이 맞나’라는 혼선이 있었다”며 “그래서 타 부서 바이어에게 상품 개발에 대한 내용을 말해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블라인드 시음을 시켰던 기억이 있다. 이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장 바이어는 끝으로 “제가 만든 상품이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고, 즐겁게 사용된다면 바이어로서 아주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단독 상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MZ세대 고객 유입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