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혁신안’ 내도 변하지 않는 현실, 최고위원 출마 이유” [쿡 인터뷰]

장경태 “‘혁신안’ 내도 변하지 않는 현실, 최고위원 출마 이유” [쿡 인터뷰]

“흙수저 평당원 출신이 최고위원 된다면 민주당의 또 다른 성장”
“당원들, 유능한 대안 정당으로 수권 능력 바라”...‘어대명’ 이유

기사승인 2022-08-11 06:05:01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장경태 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당 쇄신과 혁신을 바라면서 ‘혁신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 직접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장경태 의원의 말이다.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장 의원은 초선 의원이긴 하지만, 누구보다 오랜 민주당 당력을 가졌다. 

평당원부터 시작해 대학생특별위원장, 전국청년위원장 등 민주당 청년조직을 아우르는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21대 국회 입성한 후에는 정당혁신추진위원장과 원내부대표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민주당이 키우고 기른 청년 정치인이라고 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장 의원은 지난해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후 네 차례에 걸쳐 당의 쇄신을 위한 과감한 혁신안을 냈지만, 당은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 대선을 앞둬 당 안팎이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이었으나 장 의원 입장에서는 ‘혁신’을 미룬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혁신안을 만드는 걸 넘어 당의 쇄신과 혁신을 이루겠다면서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직접 등판한 장 의원을 쿠키뉴스가 만났다.

8일 쿠키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장 의원은 가장 먼저 ‘혁신’을 말했다. 아울러 야당인 민주당이 유능해지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되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의 최고위원 당선은 개인의 일이 아닌 민주당의 미래가 될 거라고 그는 역설했다.

장 의원은 “혁신위원장 시절 고심해 혁신안을 만들었고, 네 차례에 걸쳐서 제안했지만, 혁신안이 전준위(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반토막 나고, 비대위에서 전면 무산됐을 때 혁신 의지가 없으면 혁신안은 통과되기 어렵단 것 알았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본인과 다른 후보와의 차별점을 자신의 출신에서 찾았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거나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경력을 내세운 게 아니라 평당원에서부터 시작해 탄탄히 당에서 실력을 쌓아왔다는 사실을 적극 강조했다. 

그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시작해서 정말 돈 없고 백 없이 평당원부터 시작해 국회의원까지 됐다. 대학생 때 청년 당원으로 현수막 달기부터 시작해 선거 율동 등 치열하게 당과 함께 해왔다”고 밝혔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는 다르게 본인이 진짜 청년 정치인이라는 점도 역설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기된 청년 정치의 위기론에 대해선 일축했다. 

장 의원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청년 정치가 아닌 지도부 정치를 해왔던 것”이라며 “이 대표는 당원의 선택을 받았지만, 청년을 대표해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고, 박 전 비대위원장은 청년 당원의 선택을 통해 세워진 게 아니다. 청년 정치의 위기라고 보기보단 지도부 정치를 해온 청년 개인의 위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럼 청년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누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같은 당의 전용기 의원과 서난이 비대위원을 거론했다. 이들은 당과 역사를 함께 걸어온 청년 정치인들로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뿐 아니라 민주당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음은 장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주말 강원지역 경선에서 10% 이상의 꽤 높은 지지를 받았다. 소감은
▶연고 없는 지역이 첫 경선지라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이 없었는데 많은 시민과 지지자들이 성원해준 덕분에 나온 결과 같다. 당의 혁신과 미래를 보고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강원지역 당대표 경선 결과는 ‘어대명’이 뚜렷했다. 어떻게 해석하나
▶이재명 후보가 당의 구심점이 돼 달라는 당원들의 절실한 요청으로 보인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당원과 지지자들이 어떤 민주당의 모습을 원하는지가 제일 중요한데 이 후보에게 많은 표가 결집한 것은 이 후보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항하는 유능한 민주당의 모습을 바란다고 볼 수 있다. 야당일 때는 정말 철저하게 단결해서 구심력을 바탕으로 해서 정부여당과 싸워야 한다. 당의 구심력을 작용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는 이재명 후보밖에 없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우려가 있다
▶정당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당이 수사 상황까지 점검하면서 정당 활동을 펼칠 수는 없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로부터 수사받을 때 ‘노무현 리스크’라고 표현하지는 않았고, 한명숙 총리 때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만 ‘이재명 리스크’라고 단정 짓는 건 곤란하다. 오히려 당이 똘똘 뭉쳐 이 후보를 겨냥한 수사들이 제대로 된 것들인지 표적 수사·별건 수사·기획 수사는 아닌지 검증해내는 게 더 중요하다. 먼저 되려 겁을 먹고 사법 리스크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당헌 80조 개정 시도를 두고 ‘이재명 방탄법’ 추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견해는
▶그 조항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 등에 대비해 당의 정치 윤리를 강화하자 취지에서 제안돼 마련된 것이다. 검찰 개혁 전에 마련된 것으로 지금은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치인의 운명을 검찰에게 맡기는 건 말이 안 된다. 
비슷한 사례로 작년 권익위에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통해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당시 의혹만으로도 당지도부가 현역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했는데 그때도 난 반대했다.

-청년 정치인 장경태 의원에게 정치란
▶정치는 내 삶을 바꾸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집이 부도가 나 어려워졌고, 배 타고 막노동하면서 대학을 진학했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시립대를 다니면서도 3시간 수업 듣고 8시간 알바를 했다.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으로 시립대 반값 등록금 운동을 시작했고 대학생 정당 활동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위원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초대 대학생 위원장이 됐다. 삶 전체에서 문제의식이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의 문제는 결국 우리 세대의 문제이자 우리 공동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도구일 뿐이지 권력은 아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