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오픈런 대란…2030 몰리는 이유는

편의점 오픈런 대란…2030 몰리는 이유는

희소성 매력 느낀 MZ세대…‘위스키 부흥’ 이끌어
“이슈 상품에 대한 오픈런 문화 확산될 것”

기사승인 2022-08-23 06:00:20
1차 위-런(WHI-RUN) 행사에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GS리테일
편의점이 2030세대들의 오픈런을 연출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포켓몬 빵에 이어 프리미엄 소주, 희귀 위스키 등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MZ세대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10대 중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편의점이 MZ세대를 타깃으로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2030 줄 세운 GS25 위스키 레어템

최근 젊은 층의 주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위스키를 비롯한 프리미엄 주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최근 희귀 위스키를 판매하는 위-런(WHI-RUN) 행사에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전체 물량이었던 800병 중 인기 상품인 발베니 4종과 러셀리저브싱글베럴 약 300병은 1시간 만에 빠르게 완판됐다.

해당 위스키 상품 구매 고객은 30대 43.4%, 20대 39.5%, 40대 14.8%, 50대 이상 2.3%로, 2030세대가 약 80% 이상을 차지했다. 차별성과 다양성, 희소성을 중시하는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 특징이 주류 및 위스키 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GS25의 8월(1~20일)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3% 신장했다. GS25는 2차 위-런(WHI-RUN) 행사 상품도 위스키 매니아 사이에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다. 

모델이 발베니 위스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리테일
위스키가 각광을 받으면서 수입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1억2365만달러(약 16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2% 늘었다. 올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스키 수입량은 1만118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29톤) 대비 63.8% 증가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맥캘란’, ‘글렌피딕’, ‘발베니’ 등 주요 싱글몰트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특히 엔데믹 효과에 더해 위스키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위스키의 주 소비층은 2030 세대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위스키 인기 요인으로는 MZ세대가 주축이 된 주류 소비의 고급화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른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로 대표되는 MZ세대 소비 성향이 반영돼 한 잔을 마시더라도 특별한 술을 원하는 문화가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맛과 향을 음미하는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도 위스키 부흥에 일조하고 있다. 

MZ ‘오픈런’ 부르는 편의점 효자상품 

편의점 소주도 오픈런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달 12일부터 판매 중인 GS25의 ‘원소주 스피릿’은 
7월에만 34만2000병, 8월(17일 기준) 35만3000병이 팔리며 누적 판매량만 70만병에 육박했다. 현재 점포당 4병으로 입고량을 제한한 상태로, 일주일에 3일(화·목·토)만 입고된다. 

원소주 스피릿은 출시 1주일 만에 초도 준비 물량 20만병이 완판되며 GS25 주류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당시 오픈런을 해도 제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부산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 전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GS리테일
SPC 삼립이 내놓은 ‘포켓몬빵’도 오픈런 현상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포켓몬빵은 출시된 직후 편의점을 비롯한 주요 유통채널에서 소비자들의 ‘오픈런’과 리세일(재판매)로 화제가 됐다.

이후 포켓몬빵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7000만봉을 넘어섰다. 올해 1월 출시된 CU의 ‘연세크림빵’ 시리즈도 오픈런 인기를 구가하며 누적 600만개 판매를 달성했다. 

이같은 포켓몬빵의 열풍 속에 ‘디지몬빵’도 가세한다. 롯데제과는 오는 24일부터 디지털몬스터 캐릭터를 이용한 디지몬빵 4종 판매에 나선다. 롯데제과는 디지몬이 캐릭터 산업에서 포켓몬 못지 않은 큰 팬덤을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

오픈런 행렬은 주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자신만의 취향이 뚜렷한 MZ세대는 재미와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SNS를 통해 유발되는 집객 효과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오픈런 행렬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롭게 자리잡힌 문화로 보여진다”면서 “차별성과 희소성을 중시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이슈 상품들에 대한 오픈런 문화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의 차별화된 노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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