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이 ‘섬진강 르네상스를 열겠다’는 야심찬 구호로 시작한 옥정호 개발사업이 시작부터 엉망진창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9일 옥정호 물문화 둘레길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구 운암교 ‘섬진강댐 물 문화관’에서 시작되는 데크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옥정호에 짙게 깔린 속칭 ‘녹조라떼’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특히 옥정호 둘레길에 부실하게 출입을 막아놓은 전망데크를 보고 “실망스럽고 허탈하다”고 말했다.
임실군이 지난해 야심차게 조성한 옥정호 물문화 둘레길 끝자락에 만들어진 전망데크는 흉물로 전락했다.
둘레길 조성사업비로 50억원이 투입됐는데도 긴박한 응급상황을 알리기 위해 설치된 응급설비는 작동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무용지물로 관광객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옥정호를 감상할 수 있는 나무 의자도 1년이 채 안 돼 녹슬고 부식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천혜의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인공구조물로 만들어놓은 전망데크에 대해 임실군민들 가운데도 반대 여론이 상당하다.
운암면에 거주하는 주민 K씨는 “막대한 돈을 들여 옥정호 경관 조망을 위해 만들어놓은 데크길에 쇠파이프 기둥은 맨땅에 기둥을 박아 전쟁터 폐허의 잔해로 보일 만큼 흉측하다”며 “물 없는 곳에 큰 돈을 들여 기둥을 박고 잔도를 설치하느니 차라리 땅을 밟고 걸어서 경관을 보는 게 나을 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실군은 둘레길 조성을 하면서 데크에 소형 태양광판을 설치해 태양광 전기등을 밝힌다는 계획이었으나, 낮에는 전등이 따로 필요 없고 밤에는 출입을 제한해 사실적으로 유명무실한 태양광판 설치로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이날 오후 전주 평화동에서 옥정호를 보러왔다는 L씨는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옥정호의 맑은 물이 보고 싶었는데, 심각한 녹조로 혼탁한 호수에 안전관리도 제대로 안돼 보이는 데크길 같은 시설물을 보니까 허탈하고 걱정이 앞선다”고 안전에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임실군 관계자는 “옥정호 물문화 둘레길은 전망데크 안전난간 설치를 위해 일시적으로 분해했고, 둘레길 편의시설 설치공사로 추진 중인 응급설비는 10월 중 준공 예정이다”고 밝혔다.
임실=이건주 기자 scljh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