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뜬 마차, 우마무스메 이용자 “카겜, 소통하라”

판교에 뜬 마차, 우마무스메 이용자 “카겜, 소통하라”

기사승인 2022-08-30 10:40:10
29일 판교역 인근에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의 항의 메시지를 담은 마차가 등장했다.   사진=강한결 기자

29일, IT 기업이 밀집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복판에 마차(馬車)가 떴다. 

카카오게임즈의 육성시뮬레이션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이날 사측의 운영 방식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담은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일반적인 시위 수단인 트럭 대신,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우마무스메의 특성을 살렸다. 마차 시위 진행을 위한 모금에는 200여명의 게이머들이 참여했고, 29분 만에 950만원 가량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시위는 오후 5시에 마무리됐다. 마차는 휴식과 회전을 반복하며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판교역 인근 도로를 배회했다.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마차의 등장에 지나가는 시민들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시위 기획에 참여한 우마무스메 이용자 박대성 씨는 이날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게임 운영진이 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 단기적으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일련의 조처를 했다는 점을 여실히 느껴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을 고객으로 취급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차를 본 시민들이 휴대폰을 꺼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한결 기자

지난해 일본의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는, 지난 6월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으로 국내에 선을 보였다. 출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더니 지난달 26일엔 ‘리니지M(엔씨소프트)’을 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서브컬처 장르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일본 서버와 비교해 운영과 소통에서 미흡한 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이용자들이 분노했다.

한 달 가까이 캐릭터를 육성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PvP(플레이어 vs 플레이어) 콘텐츠인 ‘챔피언스 미팅’ 관련 공지를 업데이트 직전에 공지한 점, 일본 서버보다 한국 서버에서 유료 재화 지급이 적은 점, 일부 아이템의 수령 기간이 일본에 비해 짧은 점 등이 주된 반발 요인이다. 지난 20일 구글 플레이 평점 4.5점을 기록했던 우마무스메는 30일 기준으론 평점이 1.5까지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4일 저녁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이용자들은 ‘알맹이가 없는 사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위 주최 측은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시위도 계획 중이다. 

우마무스메 이용자 전(30‧남)씨는 “한국 게임사 손만 닿으면 명작마저 이렇게 된다. 일본 원작만 따라가도 기본은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라며 “조속히 문제가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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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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