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향수에 빠지다…MZ세대 강타한 ‘뉴트로’

옛 향수에 빠지다…MZ세대 강타한 ‘뉴트로’

포켓몬·디지몬빵 등 복고 제품 인기몰이
“MZ세대, 불황 속 힐링과 위로 얻어”

기사승인 2022-09-02 06:00:13
뉴트로(New+Retro) 열풍이 다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MZ(밀레니엄+Z세대) 세대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관련 상품 매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 뉴트로에 열광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뉴트로’ 주역으로 떠오른 ‘편의점빵’

뉴트로 행렬의 대표 주자로 ‘편의점빵’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인기몰이를 했던 ‘포켓몬빵’은 돌고 돌아 2022년 다시 소환됐다. 포켓몬빵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품절대란으로 인한 오픈런은 물론, 온라인 중고 거래까지 확산됐다. 

포켓몬빵은 출시 6개월 째에 접어든 현재 판매량 8000만개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포켓몬빵을 찾는 소비자는 대부분 MZ세대다. 어린 시절 이 제품을 구매했던 세대가 옛 과거를 회상하며 포켓몬빵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켓몬빵 열풍은 단순한 ‘추억팔이’를 넘어 이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아이들 반찬인 ‘포켓몬김’까지 출시됐다.

디지몬빵 4종. 세븐일레븐

포켓몬빵에 이어 ‘디지몬빵’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디지몬빵을 지난 24일 재출시했다. 현재 점포당 하루에 4개씩 입고되는 디지몬빵은 일주일 동안 25만 개 판매됐다. 실제 디지몬빵 출시 이후 일주일간 세븐일레븐의 전체 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늘었다. 블로그나 SNS에는 디지몬빵 구매 성공기나 실패담, 디지몬 띠부씰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의도 근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 점주 A씨는 “디지몬빵은 종류별로 저녁에 4개씩만 들어오는데, 아침이면 금방 나간다”며 “포켓몬빵을 찾는 젊은 층 손님도 아직 많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다른 세븐일레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편의점 점주 B씨는 “아침 일찍 직장인들이 들러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아날로그로 힐링하는 ‘MZ세대’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트렌드를 뜻한다.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과도 맞아 떨어지면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옛것을 찾는 아날로그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49.4%가 ‘아날로그적 상품에 더 관심이 많이 간다’고 답했다. 이 중 MZ세대에 해당하는 20대와 30대는 각각 50.8%, 52.8%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MZ세대는 뉴트로 역주행을 반기는 모습이다. 뉴트로를 즐기는 분야도 다양하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LP판을 즐기는 MZ세대들도 늘고 있다. LP 매장은 최근 뉴트로 열풍과 맞물리면서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옛 향수를 회상하면서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근처에서 LP 음반 판매점을 운영 중인 김응석(남·53)씨는 “새로 시장에 유입되는 젊은 소비층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방문율로만 보면 2030세대가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스타그램에 ‘뉴트로’를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19만여개의 관련 게시글이 나온다. 패션부터 인테리어, 카페, 사진관까지 연관 검색어로 뜬다. 뉴트로 감성을 살린 캠핑 사진부터 커피숍까지 각양각색의 사진들이 주를 이룬다. 

전문가는 당분간 뉴트로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옛 먹거리는 감성과도 연결돼 있어 MZ세대 입장에서는 색다른 느낌을 받는 동시에 힐링과 위로도 받을 수 있다”면서 “불황 속에서 옛것을 찾으면서 기분전환과 동시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젊은 층들이 뉴트로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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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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