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다양한 새들도 함께 살아요”

서울식물원 “다양한 새들도 함께 살아요”

-개장 4년차, 숲과 습지 안정화되면서 새들 깃들어
-국내 최초 공원과 식물원 결합된 ‘보타닉공원’

기사승인 2022-09-04 05:00:02
서울 서부도심의 허파역활을 하는 서울식물원이 개장 4년차가 되면서 숲과 습지가 안정화되자 다양한 새들이 모여들고 있다.(위 사진은 tif 파일이어서 사진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서울 서부지역 생태녹지축으로 중요한 위치
-식물원, 50만4천㎡로 축구장 70개 크기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도시형 식물원
-인공새집도 60여 개 달아

덤불해오라기 알

 “아, 저기 수초 속에 새집이 있네요”
지난 6월1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에 위치한 서울 식물원 주제원 앞 습지에서 우거진 잡초와 수초제거 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이 수초 속에서 새 둥지를 발견하고는 이내 작업을 멈췄다. 둥지 안에서 야생조류 알 6개가 들어 있었고 조류전문가에게 덤불해오라기가 번식 중임을 확인했다. 식물원 직원들은 번식지 둥지주변으로 넉넉히 수초를 남겨놓고 나머지 풀들만 조심스럽게 베어냈다. 다행히 어미 덤불해오라기는 조금은 환경이 변했지만 둥지로 돌아와 알을 품었다.
덤불해오라기 어미

덤불해오라기 새끼들/
2022년 7월 서울식물원 주제원에 조성된 습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6종의 습지 서식 종 중 쇠물닭, 덤불해오라기, 논병아리, 개개비 등 4종의 번식이 확인되었다.

덤불해오라기 어미가 새끼들에게 물어온 먹이를 토해내 먹이고 있다.

이후에도 직원이나 교육지원분야 자원봉사자들이 모니터링 활동 중 야생 조류 번식지나 서식지를 발견하면 최대한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놀라지 않게 주변에만 제초작업을 하거나 아예 이들이 번식을 마칠 때까지 제초작업을 미뤘다. 이렇게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지난 7월27과 28일에 걸쳐 둥지를 떠난 덤불해오라기를 비롯해 식물원 내 숲과 습지에서 번식한 새끼들은 모두 안전하게 이소(離巢)를 마쳤다.

개개비

어린 물총새

“숲과 습지면적이 넓고 식물원 개장이 4년차가 되니, 이제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조류 개체수도 많이 늘었다”며 “특히 뿔논병아리, 논병아리, 쇠물닭, 물닭, 개개비, 덤불해오라기 등 갈대 주변 습지에서 번식하는 6종 중 덤불해오라기, 개개비, 쇠물닭, 논병아리 4종의 번식을 식물원 습지에서 확인했다.”고 서울식물원 개장 전부터 야생조류생태를 조사한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은 말했다.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 이근향 과장은 “넓은 식물원 내 숲과 습지에서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새들로 인해 시민들에게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 준다”면서 “어느새 선선해진 날씨에 새소리, 풀벌레 소리와 함께 식물원을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건강도 챙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식물원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시설이지만 주변의 개화산, 우장산, 수명산 등의 녹지축과 연결되고 한강과도 맞닿은 생태환경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지난 2018년부터 교육지원분야 자원봉사자를 운영 중인 서울식물원은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2021년 밀잠자리를 포함한 곤충 7목 165종, 논병아리를 포함한 조류 31과 67종이 관찰되었고 인공새집을 60개소 설치하여 참새 및 박새 번식을 확인했다.
기자가 방문한 8월23일과 9월1일에는 서울시 보호종인 물총새와 개개비를 비롯해 논병아리와 덤불해오라기 가족, 중백로와 쇠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괭이갈매기가 관찰되었다.
논병아리 새끼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 안근정 주무관은 “직원들과 작은 새들을 보살피려는 시민들의 작은 노력에 힘입어 무사히 번식하고 이소하는 생물 가족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다 보면 식물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이 관찰되는 식물원이 될 것 같다.”면서 “서울식물원은 앞으로도 작은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여 생태적으로 안정된 도심 속 식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정화 센터장은 “지금은 새들이 이동시기이고 아직은 식물원 연륜이 짧아 식물원 내에서 많은 새들을 관찰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이곳은 대도시 서울에서 새들이 안정적으로 먹이활동을 하고 새끼들을 키우기에 적합한 곳이다. 숲도 더 울창해지고 호수와 습지의 수서생태도 풍성해지면 더 많은 새들이 사계절 다양한 새소리를 듣고 관찰 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를 더할수록 새로운 종이 유입되고 관찰될 것으로 보여 데이터 축적과 함께 조류생태를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할 것인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백로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물고 있다.

한강 이웃한 새로운 힐링 명소
지난 2019년 5월 1일 전면 개원한 서울식물원은 공원 선도형 생태도시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도시 자연생태계 보전과 회복을 통해 도시의 생태감수성을 높이기위해 과거 농경지였던 마곡도시개발지구 안에 조성했다. 서울식물원은 전체 면적이 50만4천㎡로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4개 구역으로 구성된 도시형 식물원이다.
온실인 주제원은 지중해관과 열대관의 두 곳으로 되어있고 습지원은 한강변까지 진입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서울식물원은 국내 최초 공원과 식물원을 결합한 형태의 ‘보타닉공원’으로 시민들이 언제든 콘크리트 숲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있는 도심 속 ‘녹색힐링’ 공간이다. 입장료는 주제원을 제외하고는 무료이다.
서울식물원은 공원 선도형 생태도시를 조성하려는 서울시 정책에 따라 지하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곡 도시 중심부에 조성되어 있다. 시민이 일상에서 식물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시 자연생태계 보전·회복이라는 공익 기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식물원김대성 원장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보호·복원·증식과 교육·홍보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여 사람과 야생 동식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확보해 나가겠다.”면서 “식물 교육·체험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정원문화 확산의 중심지이자 평생교육에 이바지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해소하고 활력을 드리는 한편 활발한 식물 전시·보전활동과 함께 다양한 곤충과 야생조류 보호를 통해 생태도시 서울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백로 잡은 물고기를 삼키고 있다.

갓 부화한 딱새 새끼들 

갓태어난 논병아리 새끼

덤불해오라기 새끼


청둥오리

쇠물닭 가족

논병아리 어미가 둥지 고르기 작업을 하고 있다.

글=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사진=서정화 생태사진가· 곽경근 대기자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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