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공사 보증배수 현황 및 추정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택보증공사는 2024년 재정건정성을 나타내는 보증 운용 배수가 64.6배가 예상된다. 공사보증배수는 2015년 33.8배였으나 2018년 45.0배로 증가했고 지난해 49.2배에서 올해 52.2배로 나타났다.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공사의 총액 한도는 자기자본의 60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다. 60배를 초과하는 경우 공사는 어떠한 보증상품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2024년 보증배수가 60배 넘게 늘어날 경우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지난 1일 전세 사기 피해 방지방안으로 보증료 부담 등으로 가입률이 18%에 불과한 ‘전세금 반환보증’제도의 가입 확대를 위해 보증료 지원을 약속했다. 가입이 확대되면 이와 연동해 보증배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전세보증사고 급증으로 HUG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가입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재정 악화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UG의 보증사고 금액은 2017년 74억원에서 매년 급격히 늘어나 작년에는 58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5400억원 가량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보증사고 급증으로 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 규모도 늘고 있다. HUG에서 대위변제를 한 금액은 2017년 34억원에서 2021년에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대위변제금액은 4300억원 달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변제금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보증사고 급증으로 인해 HUG의 재정 악화도 우려된다. HUG는 2017년 132억원가량의 보증수익을 실현했지만 2018년부터는 보증손실이 급격히 증가해 최근 6년간 HUG의 보증손실은 7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이 점점 커지면서 2019년 9월 524%에 달했던 HUG의 ‘지급여력비율’은 1년도 안 돼 216%로 반 토막이 났다.
유경준 의원은 “전세 사기에서 국민을 직접 구제하는 수단인 ‘전세금 반환보증’가입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HUG에 대한 정부 출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후 국토부에서는 반환보증 가입 확대를 위해 보증료 지원을 늘리는 것과 함께 늘어난 전세 보증 수요를 감당할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