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개편을 예고했다. 해당 법안이 재건축을 가로막고 주택 공급을 저해한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개발 이익이 가구당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10%에서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로 주택가격 안정과 공공의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법안의 초과이익 산정시점과 방식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도한 기준 설정으로 인해 주택 가격 안정화라는 본질을 흐리고 있어서다.
현재 정부는 재건축사업 개시시점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추진위원회는 정식 조합이 아니기에 재건축 부담금 납부 의무자로 지정하는 것에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담금 적용기준과 비율도 이치에 맞지 않다. 현재 부담금 총액을 전체 조합원수로 나누고 있어 재건축 이익을 노리는 투기세력과 1주택자·장기거주자에 대한 구분이 없어서다. 또 치솟은 집값으로 인해 부과율 구간에 대한 현실성도 떨어진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된 현행법에 따르면 초과금액에 대한 부과비율은 △3000만원~5000만원 10% △5000만원~7000만원 20% △7000만원~9000만원 30% △9000만원~1억1000만원 40% △1억1000만 이상은 50%의 부과 비율을 책정하고 있다. 또 부과 비율과 더불어 5000만원 초과부터 구간 당 200만원, 600만원, 1200만원, 2000만원의 부담금이 추가 적용된다.
하지만 최근 가구당 재건축부담금은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000만원 미만은커녕 최고 구간인 1억100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해 성수동 장미아파트의 가구당 재건축 부담금은 4억7700만원을 기록했고 지난 7월 이촌 한강맨션이 7억7000만원의 부담금을 통보받았다.
원 장관은 나열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공 기여를 위해 법안 폐지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토지건축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한편 공공기여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두 가지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초과 이익 산정 시점, 누진 구간 등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의 핀셋조정·속도조절론이 이번 개편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산정 시점의 경우 조합 설립일로 변경될 수 있고 감면 구간도 1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가능하다”며 “다만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개편안이 정비 사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양도 차익에 대한 양도세 등도 전부 지불하고 있어 이중과세 논란은 여전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과 매매 지수 하락 등 거래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공격적인 시그널을 고려할 수 있지만 정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