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이라도 탄 걸까. 그룹 엑소 멤버 시우민은 26일 오후 6시 공개하는 첫 솔로음반 타이틀곡 ‘브랜드 뉴’(Brand New)에 1990년대 유행한 올드스쿨 힙합을 되살렸다. 잘게 쪼갠 박자, 구호를 외치는 듯한 랩이 시작부터 흥을 돋운다. “하나씩 보여줄게 새로워진 내 모습”이란 가사에선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내딛는 그의 각오가 엿보인다. 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음반을 내는 시우민을 이날 온라인으로 만났다.

“시우민 스타일로 해석한 Y2K 음악”

시우민은 팬들에게 줄 선물을 만드는 심정으로 음반을 작업했다고 한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등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담았다는 의미다. 시우민은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며 “음반을 받은 팬들도 기분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음반엔 타이틀곡 ‘브랜드 뉴’를 포함해 5곡이 실렸다. 올드스쿨 힙합, 뉴 잭 스윙, 레트로 발라드 등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음악으로 음반을 채웠다. 시우민은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음악을 가장 많이 들은 시기가 그 때다. 당시 들은 음악의 감성이 지금도 좋다. 이런 Y2K(2000년 전후 시기) 음악을 나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어깨에 진 책임감이 8배로 늘었지만…”

팀에서 맏형인 시우민은 이번 음반을 준비하며 남다른 부담과 책임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여덟 멤버가 함께하던 몫을 혼자서 소화해야 하니 어깨에 진 책임감의 무게가 8배 더 컸다”면서 “나보다 먼저 솔로 음반을 낸 동생들이 존경스러웠다”고 돌아봤다. 홀로 음반을 채워야 한다는 걱정에 작업을 앞두고 보컬 레슨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시우민에게 동료들은 ‘즐겨라’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응원을 건넸다. 이날 기자간담회 진행을 맡은 엑소 멤버 세훈도 그 중 한 명이다. 시우민은 “세훈씨가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형 마음에 드는 대로 만들면 돼’라고 말해줬다.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웃었다. 그는 또 “엑소가 은은하고 신비로운 은색이라면, 내 솔로 음반은 눈에 확 띄는 오렌지색”이라며 “내가 혼자 음반을 내고 무대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엑소 멤버와 팬들, 절대 잃고 싶지 않아요”

2022년은 시우민에게 뜻깊은 해다. 첫 솔로 음반을 냈을 뿐 아니라 엑소가 데뷔 1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엑소는 멤버들의 군 복무로 1년 넘게 완전체 활동을 못 하고 있다. 시우민, 수호, 첸, 백현, 디오는 군 복무를 마쳤고, 찬열은 전역까지 단 이틀을 앞뒀다. 1994년생인 세훈과 카이는 입영 전이다. 이날 시우민이 “세훈씨와 한 무대에 선 지 오래 됐다. 함께하는 무대가 그립다”고 하자, 세훈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만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추진해보겠다”라고 답해 완전체 활동 기대를 높였다. 시우민은 “멤버들과 엑소 엘(엑소 팬덤)은 예전부터 소중한 존재였다.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하니 그 소중함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면서 “앞으로도 멤버들과 팬들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