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대체로 ‘욜로’(인생은 한 번뿐) 가치관을 바탕으로 소비에 치중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오히려 저축을 늘리는 추세였다. 또1인 가구 10명 가운데 4명은 2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이른바 'N잡러'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일 발표한 '2022년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29세 남녀 1인 가구 2000명 대상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42%가 ‘복수의 직업 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N잡러의 배경으로는 여유·비상자금 마련(31.5%), 시간적 여유(19.4%), 생활비 부족(14.1%) 등이 꼽혔다.
지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4.2%로 2년 전 같은 조사 당시(57.6%)보다 13.4%p 떨어졌다. 반대로 저축 비율(44.1%)은 9.8%p 높아졌다. 특히 20대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소득을 넘기지 않고 지출한다’(56.3%), ‘금융환경이나 상황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조정한다’(51.4%)고 답했다.
1인 가구의 금융자산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유동성자산(현금·수시입출금·CMA 등)이 41.8%로 가장 많았다. 예·적금(26.7%), 주식·ETF·선물·옵션(19.1%)이 뒤를 이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유동자산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상품을 해지한 뒤 유동성 자산을 신규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 가입률은 88.7%로 2년 새 13.4%p 뛰었다. ‘현재 은퇴·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1인 가구 가운데 62.5%는 개인연금을 구체적 준비 방법으로 지목했다. 1인 가구가 생각하는 노후 대비를 위한 최소 자금 규모는 평균 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출을 극단으로 줄이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무지출 챌린지다. 무지출 챌린지란 하루 종일 한푼도 안 쓰고 그야말로 무소비를 하는 소비 풍속도를 뜻한다. 챌린지에 참여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루동안의 자신의 소비 또는 무지출 행보를 기록하는 등의 방식으로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플렉스나 욜로에서 피로감을 느낀 MZ세대에게 무지출 챌린지는 철저한 지출 관리로 미래를 대비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