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졌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31p(0.12%) 상승한 2만9239.1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55p(0.65%) 밀린 3588.8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15.91p(1.10%) 하락한 1만426.19로 장을 마감했으며 이는 202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5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12일 발표되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3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영국의 금융시장 안정조치와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물가안정지수연동국채의 추가 매입을 골자로 한 긴급조치를 확대하면서 3대 지수는 장중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는 영국 정부가 지난달 430억 파운드(69조원 규모) 감세안을 포함한 미니 예산을 발표한 뒤 세 번째 시장개입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가 국제금융협회(IIF) 연례 총회에 시장 개입을 곧 끝낼 것이며 계획대로 14일 종료될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주요 지수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도 시장에 부담이 됐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5.8bp 상승해 3.94%까지 올랐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췄다. 지난 1월 3.8%를 전망했지만 4월 3.6%, 7월 2.9%에 이어 2.7%로 하향 조정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미국이 향후 6~9개월 동안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S&P500지수가 지금보다도 20% 정도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다. 애플(-1.03%) 마이크로소프트(-1.68%) 넷플릭스(-6.82%) 테슬라(-2.90%) 등 주가는 하락했다. 엔비디아(-0.72%) 퀄컴(-3.99%) 등 반도체 관련주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 제약사 암젠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면서 5.72% 상승했다.
약국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는 홈헬스케어기업인 케어센트릭스를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2.42% 올랐다.
리프트와 우버의 주가는 미 노동부가 긱(gig) 노동자들을 독립계약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 재분류하는 내용의 제안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각각 12.02%, 10.34% 급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와 긴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센 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에 “경제 둔화와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연준의 긴축정책의 지속 기간, 극도의 위험회피 심리 등 겪고 있는 끔찍한 증시 환경에 놓여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가 4%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1~2번 더 인상한 다음 잠시 중단하고 긴축 영향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앞으로 한동안 경제 성장이 추세를 밑돌면서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일부 감소하고 공급망 문제도 나아지는 조짐이 보였지만 인플레이션에는 진전이 없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