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反정부 시위대 가둔 교도소서 총성·화재…4명 사망·61명 부상

이란 反정부 시위대 가둔 교도소서 총성·화재…4명 사망·61명 부상

테헤란 검찰 “수감자 갈등, 최근 (반정부) 폭동과 관련 없어”
美바이든 “이란 시위대 용기 놀라워”

기사승인 2022-10-17 08:47:05
15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1500tasvir 트위터 캡처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이후 의문사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범이 많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IRNA통신은 15일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불길을 몇 시간 후 꺼졌고 일부 수감자들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사법부는 사망자 4명 모두 절도 혐의 유죄 판결받은 인물이며, 금융범죄와 절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진 이후 교도소 작업실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연기 흡입으로 사망했으며 부상자 중 4명이 중태다. 

에빈 교도소에는 최근 발발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다수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테헤란 검찰은 “교도소에 평온이 돌아왔으며, 4주간 나라를 휩쓴 시위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테헤란의 알리 살레히 검사는 국영방송인 IRIB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수감자 갈등은 최근 폭동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정치범과 관련된 병동은 화재와 분쟁이 발생한 절도 및 금융범죄 수용소와 분리돼 있고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상황이 수습됐다는 당국의 설명과 달리 온라인상에선 교도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총성이 울려퍼지는 영상이 확산했다. SNS에는 당시 교도소 인근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총성과 폭발음이 울려퍼지는 영상이 확산했다. 

이란의 반정부 활동가 1500타스비르(1500tasvir)는 트위터에 화재와 연기, 총성이 울려퍼지는 에빈 교도소 모습을 영상으로 공유하면서 “테헤란의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에 불이 붙었다. 총성이 들린다”고 했다. 트위터의 또 다른 영상에서는 교도소 인근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도 담겼다.

NBC는 목격자를 인용해 경찰이 에빈 교도소로 가는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를 차단했으며 최소 3차례의 강한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교도소 인근 주요 고속도로에 교통량이 많았으며 많은 사람이 시위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인권(IHR)은 이란 당국이 밝힌 사건 경위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9일 라칸 교도소에서 발생한 시위로 9명이 교도관에 의해 살해되는 등 정치범을 포함한 수감자들의 신변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고 강조하면서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교도소 화재와 관련해 시위대의 용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란에 “그들의 기본권을 행사하는 자국민들에 대한 폭력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혼란, 테러, 파괴를 선동하고 있다”며 “미국을 위대한 사탄이라고 부른 루홀라 호메이니의 말을 영원히 상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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