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재무 “감세 철회” 쐐기…위기의 트러스 “미니예산은 실수, 과했다”

英재무 “감세 철회” 쐐기…위기의 트러스 “미니예산은 실수, 과했다”

미니예산 백지화…헌트 장관 “대부분 되돌릴 것”
트러스 “실수한 것 사과”

기사승인 2022-10-18 07:08:12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반세기 만의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던 영국이 결국 ‘유턴’했다. 제레미 헌트 신임 영국 재무장관이 취임 사흘만인 17일(현지시각)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한 것. 영국발(發)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정권 위기까지 몰린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로이터·BBC·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헌트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러스 표’ 감세안에 대해 “대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헌트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법인세 25% 인상 계획 유지하고,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9%로 낮추는 시기를 1년 앞당기려던 것은 무기한 폐기했다. 또한 에너지 요금 지원은 2년에서 6개월로 단축, 내년 4월부터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배당세 감면 폐지, 주류 면세 동결 등의 조치도 보류됐다. 헌트 장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취소한 감세안 규모는 연 320억파운드(약 52조원)다.

그는 “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시장 변동성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불안정함이 시장의 가격, 모기지, 연금 가치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 파운드(73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출범한 트러스 정부는 대규모 감세로 경기 부양을 꾀었지만 이를 부담할 추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정부의 재정 부담 우려가 커졌다. 영국의 파운드와 국채 가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 

트러스 총리는 핵심 공약이 대거 무산되면서 취임 6주 만에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감세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쿼지 콰텡 전 재무부 장관을 경질하고 감세안을 포기했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니예산에 대해 “너무 멀리, 너무 성급했다”며 “실수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지른 실수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하고 싶다”며 “에너지 요금과 높은 세금 부담 문제에 사람들을 돕고 싶었지만 너무 성급했다. 우리가 너무 빨리 행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조정했으며 실수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콰텡 장관이 도입한 감세정책을 취소하고 사과하는데 스스로 “정직했다”고 강조하면서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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