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수리남’이 살린 넷플릭스…국내 콘텐츠주 희비

‘우영우’ ‘수리남’이 살린 넷플릭스…국내 콘텐츠주 희비

기사승인 2022-10-20 16:35:01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4%가량 급등한 274.37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31.52달러(13.09%) 오른 272.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가량 급등한 274.3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 약 20만명, 2분기에 1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가 감소한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60%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발표한 3분기(7~9월) 실적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주가가 급등했다.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1달러다. 이는 시장 예상치 2.13달러를 훌쩍 넘은 금액이다. 매출 역시 전망치인 78억4000만달러보다 높은 7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 올랐다.
 
3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 수도 241만명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인 109만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3분기 기준 전체 유료 구독자는 2억2309만명을 기록했다.

3분기 신규 회원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43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북미 신규 회원은 10만명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만명, 100만명의 가입자 수 감소를 겪었다가 3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성적을 이끈 주역으로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4, ‘다머’, ‘퍼플 하트’를 비롯해 한국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꼽았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한국의 독특한 드라마 우영우가 28개국에서 주간 기준 시청 1위 드라마에 올랐고 역대 6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4억 시간 시청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수리남’ 역시 1억2800만 시청을 기록했다.


엇갈린 전망…우영우 ‘웃고’ 수리남 ‘아쉽’

그러나 국내 콘텐츠제작사의 실적 전망은 엇갈렸다. 넷플릭스의 호실적은 국내 콘텐츠 제작·배급사들에 호재다. 국내 콘텐츠제작사들의 주요 구매자인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늘어나면 국내 제작사들의 이익도 함께 늘기 때문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가 지속되고 광고 매출이 발생하면 안정적 투자 재원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제작사들의 가장 큰 투자자인 만큼, 넷플릭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국내 콘텐츠 업체들에도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 (1.33%) 오른 2만2850원에 마감했다. 지난 19일에는 전일 대비 29% 오른 2만64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3분기 흥행 작품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남 연구원은 “현재 논의 중인 리메이크 판권과 방영권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국, 중국을 포함한 11개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4분기에 중국향 판권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같은 시간 키이스트(-3.27%), 스튜디오드래곤(-2.36%), 콘텐트리중앙(-7.20%), SBS콘텐츠허브(-2.57%)은 하락 마감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은 각각 지난 13일과 17일에 신저가를 찍었다.

키움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되 성장주의 가치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2.5% 내렸다. KB증권도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하면서 목표가를 기존보다 18.2% 하향한 9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동시 방영으로 넷플릭스 ‘작은아씨들’, ‘환혼’이 선전했고 디즈니플러스 ‘링크’가 주효했다”면서도 “OTT 작품이 증가하면서 콘텐츠 제작비용의 비용 반영 일정이 빠듯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제작 작품인 ‘빅마우스’의 수익 정산 시기가 늦춰진 점과 아마존 프라임에 대한 구작 판매 수익성이 디즈니플러스보다 보수적인 점이 실적 개선의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수리남의 흥행으로 주목받은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3·4분기에 올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3·4분기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의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06억원, 86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3%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그러나 3·4분기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3개월 전까지 콘텐트리중앙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6억원대였다. 현재 전망치는 86억원으로 31.74% 낮아졌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콘텐트리중앙의 목표주가를 5만35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32.71% 낮추기도 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방영된 ‘수리남’의 글로벌 흥행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돼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콘텐츠 산업이 주가 부진을 겪은 이유는 IP 소유, 글로벌 OTT 확장과 같은 비즈니스의 1차적 수익성 확대와 메타버스, 미디어 커머스 등의 2차적 성장 잠재력 포인트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K-콘텐츠 작품의 흥행성보다 국내 제작사의 작품 공급이 OTT 오리지널로 집중돼 수익성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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