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은희석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20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맞대결에서 83대 85로 패배했다. 시즌 첫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은 2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아쉬웠다”라면서 “첫 번째 작전 타이밍을 부르는 타이밍이나, 상대의 공격 패턴을 수비할 때 제 때 지시를 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총평했다.
이어 “추구하는 농구가 끝까지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선수들이 연습 경기, 컵대회, 시즌 첫 경기를 치르고 나서 우리 팀의 공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면서도 “하지만 승리가 따르지 않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3쿼터까지 72대 56으로 리드하던 삼성은 4쿼터에 KT에 29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 4쿼터에 역전을 매번 허용하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은 감독은 “누구를 탓하고 싶지 않다. 과거 트라우마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우리가 실책이 무더기로 나오는 부분이나 집중력이 좋지 못한 부분은 감독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감쌌다.
1옵션 외국인 선수 이매뉴얼 테리는 이날 경기에서도 파울 트러블로 고전했다. 지난 16일 창원 LG전에서 경기종료 2분 전부터 약 1분 동안 3개의 공격자 파울을 연달아 범하며 파울아웃 당했던 테리는 이로써 2경기 연속 파울아웃이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은 감독은 “첫 경기 이후에 많은 소통을 하면서 짚어봤는데, 테리가 해외 리그에서 뛰면서 아직까지 인지를 정확히 하지 못한 거라 생각든다”라면서 “똑같은 실수를 2번 했다. 3번 실수하게 된다면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이 부분을 더 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대신 선발로 나선 이호현이 11점으로 공백을 메웠고, 가드 이동엽도 15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은 감독은 “(김시래가) 큰 부상은 아니다. 허리 근육통이 있다. 많이 뭉쳐서 이완 시키고 있다. 본인은 오늘 경기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트레이너와 상의해서 쉬어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호현과 이동엽의 활약상에 대해서는 “비시즌에 가장 많이 공을 들인 선수들이다. 백업 선수들이 성장해줘야 삼성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생각했다”라면서 “혼도 많이 내고, 훈련도 많이 시켰다. 오늘 승리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감독으로서 다음 경기를 기대한다”고 흡족해했다.
끝으로 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오늘 아주 훌륭하게 제공권 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제공권 싸움을 장악하면서 빠른 농구도 할 수 있었다”라면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세컨더리 공격이 어느 정도 완성 된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마무리를 짓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