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아직 진료 받지 않았다면

‘이태원 참사’ 생존자, 아직 진료 받지 않았다면

기사승인 2022-11-02 15:09:56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압사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 가운데 아직 진료를 받지 않았다면 당장 내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태원 현장 생존자의 다리 멍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빨갛게 피멍이 든 모습이 공개됐다.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의 사인으로 ‘압박에 의한 질식’이 지목되는 가운데 부상자들도 ‘압좌증후군’ 증상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압좌증후군’은 오랫동안 무거운 물체에 깔려 있던 사람이 갑자기 압박이 풀린 뒤 급사하는 현상이다. 교통사고, 건축 공사장 사고, 기차 사고, 폭발 사고, 지진, 광산 사고 등 부상자 상당수에게 관찰된 증상이다.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심각한 압박이 오래도록 지속이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들을 압좌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근육세포가 파괴되면서 콩팥을 망가뜨리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피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체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귀가한 생존자들이 많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 외상이 발생했을 수 있다며 병원에 내원할 것을 권고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피해 현장에서 나온 분 중 병원에 올 상황이 안 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분들은 미리 물을 많이 드시고 소변 색깔을 보면서 소변색이 적갈색으로 변하거나 붓기, 피하출혈이 심해진다면 당연히 응급실로 오셔서 입원 치료를 받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팔다리 쪽에 열상이라든지 정형외과적인 골절이 생긴 분들도 치료를 잘 받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체적 외상 뿐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주의해야 한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위험군의 경우 복지부의 ‘통합심리지원단’이 선제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있다. 다만 모든 명단을 파악하고 있진 못하기 때문에 목격자 중 스스로 상태가 안 좋다고 생각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에 내원하기 어렵다면 우선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의 PTSD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생존자 치료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사고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하다가 다친 사람을 포함한 부상자의 치료비 전액을 건강보험에서 선납한 뒤 국비 등으로 지원한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당일 응급구조대 구급차를 타고 갔거나 직접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은 분들의 명단은 거의 파악된 상태”라며 “치료비를 확정적으로 국가에서 댄다는 원칙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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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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