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와 닭고기 제품을 만들던 기업들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모습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가 하면 정기배송을 시작하기도 했다. 최근 업역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새로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캐릭터 만들고 단독매장 열고
2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해 52년 동안 사용해오던 한국야쿠르트 회사명을 교체하고 종합 유통 기업으로의 대변신을 선언했다. 우선 야쿠는 hy 베스트셀러 ‘야쿠르트 라이트’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hy는 다양한 연령층에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캐릭터 제작을 기획했다. hy는 야쿠를 통해 다양한 콜라보 및 굿즈 생산을 해나가고 있다.
hy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도 했다.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 ‘프레딧샵’은 평소 프레시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 대면이 어려웠던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힐 수 있도록 유제품, 밀키트, 샐러드 등 인기가 높은 2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한다. 건강기능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셀프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결제하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안면인식 후 출입이 가능하다.
hy는 '프레딧 배송'도 시작했다. ‘프레딧 배송’은 물류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의 상품을 hy가 대신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hy의 물류거점과 콜드체인 시스템을 토대로 프레시 매니저가 상품 배송을 하는 게 특징이다. 또 hy는 이번달 신한카드와 손잡고 신용카드 배송을 시작했다. 프레시 매니저는 '코코'라는 전동차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다.
닭고기 기업으로 알고 있는 하림은 지난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했다.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가정간편식(HMR) ‘더 미식’ 브랜드를 출시하고 라면을 선보이면서다. 이어 지난 4월과 5월엔 각각 자장면, 즉석밥 제품을 냈다. 올해 연말 하림 더 미식 브랜드는 국, 탕, 찌개 관련 제품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보다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하림은 최근 즉석밥 정기 배송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더미식 공식몰을 통해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2~6개월 간격으로 더 미식 즉석밥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여기에 하림은 2023년까지 물류센터를 증설해 생산과 가공, 유통까지도 '원패스 시스템'으로 직배송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신사업 확장 성공할까
과거 발효유와 닭고기 등 특정 제품군에 한해서만 사업을 이어가던 기업들이 이같이 사업 확장을 해내가는 데에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하기 위해서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면서 업역간 영역도 모호하게 되면서 기존 강점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만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적 상승도 함께 이뤄내고 있다. 비상장사인 hy는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y는 지난해 매출액 1조966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3.15%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77%, 30.26% 감소했다. 하림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87.01% 증가했다. 하림의 수익성 개선은 육계 가격 상승 덕분이지만 HMR 브랜드 제품의 출시가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함께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을 중심으로 하던 기업은 팝업스토어라든지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반대로 과거 오프라인 기업들은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해나가고 있다. 모두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어느 특정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는 못하다. 향후 몇 년 내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