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의 품격은 위대했다.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키움 히어로즈와 6차전에서 4대 3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가 된 SSG는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5번째 우승이자, 전신 2007, 2008, 2010년 이후 4번째 통합우승이다.
2020년 12월 SK를 인수해 프로야구에 뛰어든 SSG는 지난 시즌 6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개막 10연승을 달리며 KBO 최초로 정규시즌 개막 후 마지막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는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전례 없는 시즌을 완성했다.
SSG의 역사적인 통합 우승에 베테랑들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SK에 데뷔한 김강민은 이번 시리즈에서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타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차전에서는 5대 6으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등장해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5차전에서는 2대 4로 끌려가던 9회말 무사 1, 3루에 대타로 나서 키움 구원투수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19일)을 세운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 성적은 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했고, 시리즈 MVP에 오르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0.266 26홈런 87타점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최정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였다. 그는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03으로 시리즈 내내 활화산 같은 타격을 보였다.
SSG의 리드오프 추신수도 제 몫을 해냈다. 지난해 SSG로 이적하며 전격 KBO리그로 복귀한 그는 정규리그에서 부상과 부진으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로 제 몫을 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추신수는 커리어 처음으로 손가락에 반지를 꼈다.
마운드에서는 김광현이 단연 돋보였다. 선발 출전한 1차전과5.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실점 2차잭점) 5차전(5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막지는 못했지만, 위기 때 마다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날 6차전에서는 4대 3으로 근소히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84구를 던진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력 투구를 했는데, 평균 시속이 150㎞에 달했다.
이밖에도 32세 우완 투수 윌머 폰트는 2차전과 6차전 승리 투수로 SSG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38세 노경은은 정규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을 굳건하게 지켰다.
주장 한유섬은 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이날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올라왔음에도 끝까지 3루 플레이트에 도달하는 투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