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 있는 수비, ‘최하위 후보’ 삼성이 상위권을 넘본다 [KBL] 

투지 있는 수비, ‘최하위 후보’ 삼성이 상위권을 넘본다 [KBL] 

기사승인 2022-11-10 21:44:12
승리 후 기뻐하는 서울 삼성 선수단.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삼성의 끈적이는 수비가 상대팀을 잡아먹고 있다.

서울 삼성은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 KGC와 맞대결에서 67대 60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질주한 삼성은 6승 4패로 단독 4위에 올라섰다.

이날 삼성은 ‘팀 수비’로 대어를 낚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평균 85.5점을 내주며 최다 실점팀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은희석 감독은 수비 강화에 집중했다. 수비 로테이션 훈련에 중점을 두며 비시즌 훈련을 소화했다.

삼성이 흘린 땀은 코트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삼성은 평균 77.4점만 실점하며 최소 실점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경기 중 90점을 넘게 실점한 경기는 지난달 27일 원주 DB전(94실점) 딱 1번에 불과했다. 수비로 상대를 잡아먹은 삼성은 1라운드에 5승 4패, 공동 5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KGC를 상대로 삼성의 수비는 이날도 효과적이었다.

삼성은 이날 오마리 스펠맨 공략에 나섰다. 스펠맨은 평균 22.1점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올라있는 스코어러다. 은 감독은 경기에 앞서 “변칙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수비를 할 것이다. 수비가 좋은 이매뉴얼 테리가 스펠맨을 수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테리는 이날 효과적으로 스펠맨을 저지했다. 스펠맨은 이날 전반전에 8번의 슛을 시도해 딱 1개만 성공했다. 득점은 단 2점. 외곽에서 변준형이 13점을, 정준원이 9점을 올렸지만 삼성의 예상 범주였다.

전반전에 골밑을 틀어막은 삼성은 후반전에 외곽을 틀어막았다. 변준형이 후반들어 무득점으로 부진했고, 정준원은 2점을 더 넣는데 그쳤다.

대미는 4쿼터였다. 53대 52, 1점차로 근소하게 앞서던 4쿼터에서 삼성은 이정현이 6점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은 반면 KGC는 쿼터 시작 4분 30초 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KGC가 슛 컨디션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슛을 던지려는 KGC 선수들을 끝까지 쫓는 삼성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였다.

다급해진 KGC가 골밑을 파고들려 하자 삼성 선수들은 돌파를 하기 전에 공을 쳐내면서 공격권을 뺏었다. 이날 삼성이 기록한 스틸은 13개였는데, 6개가 4쿼터에 나왔다.

삼성이 올 시즌 보여준 수비는 다른 팀과 비교해 특별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 상대의 슛을 어렵게 하고, 리바운드 사수라는 기본기에 집중돼있다. 기본에 집중한 투지 있는 농구가 승리로 연결되고 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은 감독은 “KGC의 농구 스타일이 다 외곽으로 보내고 파생되는 공격을 즐겨하는 팀이다. 인사이드에 상대 선수들이 공략하는 데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경기가 끝나고 수훈 선수로 선정된 삼성의 주장 이정현은 “우리가 최하위권 전력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비시즌에 연습한 수비에 자신이 있었다. 훈련한 게 잘 나오고 있다”라면서 “선수들도 모두 상대방보다 더 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제 몫을 소화하고 있다. 지금의 역할을 모두가 소화한다면 지금 기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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