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침체에 증권사 PF 급감…“보수적 접근 필요”

부동산침체에 증권사 PF 급감…“보수적 접근 필요”

기사승인 2022-11-17 09:56:51
증권사 실적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증권사들이 자산 건전성 역량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증권업에 대한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NH투자증권은 17일 증권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에서 ‘중립’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증권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로 역사적 하단 수준이지만 아직은 투자심리 둔화가 밸류에이션 매력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했다.

증권주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2가지 요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향후 우량 사업자들의 재무건전성이 주목받는 시기 혹은 △시장 턴어라운드하는 변곡점에서 경기민감주로서의 주가 선반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종목별 펀더멘털에 따른 선별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키움증권을 최선호주, 삼성증권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윤우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대형사 중 부동산 익스포저가 가장 적고,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사업구조로 타사 대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고배당주로서 올해 6%대 배당수익률을 전망,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목표주가 산정 △2023년 주당순자산(BPS) 적용 △무위험이자율 3.5%로 상향 △2023년 주당순이익(EPS) 하향을 반영했다. 할인율은 각각 키움 30%, 삼성 30%, 한국 45%, 미래 35%, 대신 40%로 적용했고, 이에 따라 키움증권, 삼성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3종목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커버리지 5사 지배순이익은 2022년 2조7000억원(전년 대비 -50.1%), 2023년 2조9000억원(+6.3%), 2024년 3조2000억원(+10.1%)을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 2024년까지 추세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윤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 종료 가정 시, 스윙 팩터인 트레이딩 손익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내년 기업금융(IB) 수수료 손익은 7431억원(-29.0%)으로 수익원 중 가장 큰 하락폭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PF사업은 증권업계에서 캐시카우로 평가받았다. 리스크는 높지만 높은 수수료 수익으로 마진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경기 활황도 증권사 PF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예탁결제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채무보증을 선 규모를 뜻하는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올해 3분기 약 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직전 분기(8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55.8%, 지난해 3분기(7조4000억원) 대비 48.6% 급감한 수준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에는 4조6000원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간은 7월 1조1000억원, 8월 1조3000억원, 9월 1조4000억원 등 모두 1조원대에 그쳤다.2010년대 중반 이후 무료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사업방식에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PF 관련 사업을 활발히 벌여왔다.

이에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수익은 전체 IB수수료 수익에서 50∼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 실적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최근 하나증권은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구조화금융본부를 아예 폐지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보다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관련 사업을 벌여온 탓에 위기감이 더욱 크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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