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교섭 결렬…'기름 대란' 현실화하나

화물연대 파업 교섭 결렬…'기름 대란' 현실화하나

기사승인 2022-11-29 06:00:02
지난 6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당시 경기 의왕시 의왕ICD 제2터미널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 2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소형차를 몰고 있는 이모(34·남)씨는 효율적인 연비를 위해 연료탱크를 꽉 채우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씩 주유를 하고 있지만 이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꽉 채워 기름을 넣었다. 이씨는 “평소 기름통에 기름을 꽉 채우지 않는 편인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기름 부족현상이 발생할까봐 연료탱크를 꽉 채울 예정”이라며 “요즘 기름 넣기가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28일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연료를 옮기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파업 참여으로 인해 주유소들이 제때 공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유업계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와 정부는 이날 총파업 이후 처음으로 협상에 나섰지만 협상은 시작한 지 1시간 50분 만에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어명소 2차관은 이날 협상과 관련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품목에 대해서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고, 그 이외의 품목 확대는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렵고 피해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조속한 복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영구화 △적용 대상 기존 컨테이너·시멘트 외 철강·자동차·위험물·사료(곡물)·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각 요구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국토부는 '국토부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답변만 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업계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이 늘어난 상태여서 '기름 대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정유사 석유제품 운송에 관여하는 탱크로리(유조차)는 1400여대로, 조합원 가입률은 7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가입률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3분기부터 정유 4사 운송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본격 모집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어느 정도 재고확보를 했기 때문에 당장은 석유제품 수송차질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 소진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주유소 직원은 "재고가 주유소마다 편차가 크다"며 "일부 사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주유소는 재고가 1~2주 안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화물연대 소속 오일탱크로리지부 기사는 “지난 6월 파업때와 마찬가치로 이번 파업에서도 개선된 사항이 없을 시 파업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하루 빨리 정부와의 협상이 잘 마무리돼 정상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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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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