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4년 만에 가격인상…"애매해진 입지, 돌파구 마련 중"

이디야, 4년 만에 가격인상…"애매해진 입지, 돌파구 마련 중"

기사승인 2022-12-07 07:00:01
이디야커피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수 1위인 이디야커피가 4년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한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조치다. 이번 가격 인상은 이디야 가맹점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결정한 사안인 만큼, 가맹사업을 하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오는 22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인상한다. 다만 대표 제품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동결한다. 또한 모든 커피 음료의 기본 사이즈를 레귤러에서 라지로 확대하고 샷 하나를 추가할 예정이다. 아메리카노의 기본 사이즈도 레귤러에서 라지로 변경하고 샷 하나를 추가한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지난 10월 원부자재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음료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가맹점주들과의 의견 불일치로 이틀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전국 3000여 곳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가격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이 6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연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새 가격정책을 찬성하는 가맹점주들은 이디야커피의 고급화가 필요하다는데 무게를 둔 대형 점포 점주들이 많았다. 반면 초기투자 이후 시설개선에 비용을 들이지 않은 지역 상권 가맹점주들은 단골 소비자들을 생각해 반대해왔다.

이디야 관계자는 “사이즈업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가맹점들을 위해 정책 시행을 보류해왔지만 최근 65%가량의 매장에서 사이즈업 및 가격 인상에 대해 찬성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가격인상으로 인해 중저가 대표 커피 브랜드였던 이디야의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을 중심으로 저가형 커피 브랜드가 크게 성장했다”며 “당초 저가 커피를 지향했던 이디야는 가격안상 등으로 인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애매한 위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모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숙명이기도 하다. 지금의 저가 프랜차이즈들도 언젠가 이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디야는 질을 더 높이고 자체 원두공장을 만드는 등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긍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가격 정책에 있어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은 업계에서 큰 이슈다. 본사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가맹점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끝이 이뤄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본사와 가맹점주들은 결국 갑을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이디야가 가맹점주의 의견을 수렴해 가격정책을 정한 것은 업계에서는 엄청난 이슈”라며 “상생경영의 모범 사례일 수도 있는데 과연 이같은 사례가 가맹사업을 하는 다른 프랜차이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디야커피는 올초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도미노 인상 행렬에도 조정에 나서지 않았지만 결국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월 일부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했다. 2월에는 투썸플레이스가 전체 커피와 음료 메뉴 54종 중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음료 21종의 가격을 100~400원 올렸고 할리스는 커피류 400원, 커피 외의 음료 100원~2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5월부터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등 50종 음료 가격을 100~300원 상향 조정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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