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채 소유’ 빌라왕 사망...원희룡 “전세보증대출 연장”

‘1000채 소유’ 빌라왕 사망...원희룡 “전세보증대출 연장”

기사승인 2022-12-12 15:05:07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 DB.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빌라왕’ 사망으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을 향해 전세대출 보증 연장 등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1000채가 넘은 빌라를 소유한 40대 임대업자 김모씨가 사망함에 따라 세입자 피해가 속출하자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피해가 예상되는 전세 계약자들을 향해 “피해자들은 상속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현재 거주하는 곳에서 계속 지낼 수 있고 전세대출 보증도 연장이 가능하므로 당분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또 “서울 강서구 소재 ‘전세피해 지원센터’에서 법률상담은 물론 임시거처도 제공받을 수 있으며 내년에 전세보증금을 더 낮은 이자율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빌라왕 김 씨 소유 주택의 피해자들은 수백명에 달할 전망이다. 김씨 소유 세입자 중 HUG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대상만 최소 200명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수백명이 전세금 반환을 못 돌려받고 있으며 전세반환보증보험을 든 경우도 구상권을 청구할 집 주인이 사라져 보증기관에서 보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김모씨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원을 체납, 소유 주택이 압류돼 세입자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대위변제를 위해서는 4촌 이내 친족이 상속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김씨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원을 체납하면서 소유 주택이 압류되고 올 들어 전세가격 하락세를 타 보증금을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씨의 유일한 혈육인 부모도 상속 의사가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김씨 부모가 상속하지 않는다면 법원이 상속 재산 관리인을 지정할 때까지 세입자들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는 매해 증가 중이다. 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사고는 2015년 1건으로 시작해 2022년 1~10월 기준 375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각 2408건, 2799건 등 2000건대에서 올해 10월까지 3700건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갭 투기로 인한 깡통전세와 전세보증금사고는 예견된 사고라고 입 모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은 “빌라의 경우 전세가율이 워낙 높아 적은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다 보니 시장이 조금만 경색되어도 깡통전세 등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갭 투자가 일어났을 때 정부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며 “전세가격이 상당히 상승하면서 전세금대출도 규모를 확대하다 보니 상환이 어렵고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같이 전세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 전세대출의 규모를 축소하기 좋은 시점이다”며 “갭 투기와 깡통전세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득 대비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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