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단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비선 실세’ A씨가 단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SSG 구단은 지난 14일 “신임 단장으로 김성용 퓨처스(2군) R&D 센터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단장은 1997년부터 24년간 경기 분당 야탑고 야구부 감독을 맡았고, 2018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SSG에 합류해 2군 역량 강화 업무를 맡아왔다.
앞서 류선규 SSG 단장은 지난 12일에 돌연 사임을 결정했다. 류 전 단장은 2001년부터 SK(SSG의 전신) 프런트에서 일했고, 2020년 11월 단장에 부임해 이듬해 1월 구단이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단장직을 맡아왔다.
우승 구단 단장이 물러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류 단장은 구단을 통해 “2년내 팀을 재건하는 게 목표였다.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SSG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후배들이 해줘야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다만 야구계에선 구단 내 ‘비선 실세’가 류 단장의 사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동안 SSG는 정용진 구단주와 친분 있는 한 외부 인사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눈총을 받아왔다. 김 신임 단장은 이 인사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SG 구단은 민경상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을 거쳐 미래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팬들은 SSG 구담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SNS에 찾아가 해명을 요구했지만, 정 구단주는 항의가 빗발치자 이와 관련된 댓글들을 삭제했다. 결국 SSG 팬들은 15일부터 사흘간 신세계 백화점 본점, 이마트 본점 등에서 트럭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