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에는 사면초가에 빠진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나온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항로에서 괴물 스킬라와 소용돌이 카리브디스 중 하나를 골라 맞서야 했다. 괴물은 부하를, 소용돌이는 배를 잃는 위험이 있었다. 나아가려면 선택해야 했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괴물과 싸웠고 부하 여섯을 잃었다. 그는 후회했을까, 문제에 정답은 있었을까.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이 만난 지방 청년은 모두 한 명의 오디세우스였다. 서울로 갈 수도 고향에 남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 인생.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일자리, 집, 생활비, 외로움의 고통이 따라왔다. 땅 위에서 부유하는 지방 청년들. 고향에 남은 이의 이야기는 [마지못해, 상경] 홀수 편에, 상경한 이의 목소리는 짝수 편에 담았다.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한 지방 청년의 삶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편집자주]
수도권은 44만5000원. 전국은 64만3650원. 20만원 가까이 차이 난다. 온라인 에어컨 판매·설치 비용은 수도권이냐 그 외 지역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물자는 서울로 몰린다. 지방에서 나는 농산물도 때로는 서울을 거쳐 다시 지방으로 내려온다.
“지방이나 서울이나 물가는 결국 비슷하지 않나요? 집값 빼면 다르지 않아요. 커피숍, 치킨집,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격은 똑같잖아요”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채종일(33)씨는 지방 물가 수준을 묻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어디를 가나 4500원이다. 지방이라고 저렴하지 않다. 더 비싼 품목도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물가정보공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외식비 평균 가격 중 김치찌개백반은 7423원이다. 제주 8750원, 충남 8300원, 전북 8250원, 강원 8000원 등이다. 서울보다 싼 곳은 울산 7400원, 전남 7222원, 부산 7357원 등 6곳에 불과하다.

지방에서 생활해 드는 비용도 있다. 유류비와 보험 등 자동차 관련 지출이다. 수도권 외곽에 거주하는 이유림(여·33·가명)씨. 본가로 내려오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운전면허를 따고 중고차를 구매한 것이다. 직장과 집을 오갈 교통수단은 마땅치 않다. 자차가 없으면 취업이 되지 않는다. 버스는 1시간에 1대. 지하철은 없다. 상경해 혼자 살 때보다 식비·주거비는 줄었지만 매달 20만원 이상의 유류비가 추가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