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여야 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위해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3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는 만나 1월 임시국회 및 국조특위 연장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은 짧은 국조특위 기간 때문에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연장 여부 등을 당내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1월 임시국회 개최 등 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국조 기간 연장이 왜 필요한지 얼마의 날짜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한 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국조특위 여야 간사들이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국조특위 기간 연장에 관한 얘기가 오고 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4일과 6일 진행되는 1차·2차 청문회의 증인채택 관련 현안만 다뤄졌다.
김교흥 민주당 간사는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기간 연장은 어차피 해야 하는데 원대끼리 협의할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는 “기한 연장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대충은 얘기 들었다. 기한 연장이 확정된 사안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1·2차 청문회 증인과 관련해 불출석 증인에 대한 논의만 있었다”고 말했다.
여당이 국조특위 연장에 대해 공개적인 반대를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굳이 야당의 연장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여당 내 분위기다. 당내 의견을 묻겠다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조위원들에게 아직 국조특위 연장 여부 등을 묻지 않은 걸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인 조수진 의원은 3일 오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태도를 저격하면서 사실상 국조 연장에 동의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조 의원은 “21대 국회 출범 후 민주당은 ‘검수완박’ 등 이상한 법안을 일방 처리하는 것은 물론 국회 일정 역시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했다”며 “민주당은 정략에 따라 마음대로 결정했을 뿐 협의나 합의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제지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여당과의 협상을 우선순위로 두고는 있지만, 불발 시에는 단독 의결을 통해 국조특위 기간 연장에 나설 계획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쿠키뉴스에 “원대·간사 협의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국민의힘에서는 3차 청문회 자체도 반대하는 기류가 있는 걸로 안다”며 “민주당은 당연히 기간 연장을 통해 3차 청문회를 열자는 게 전부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독 의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조특위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게 당내 의견으로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때가 되면 결국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해 주느냐 마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조특위 1차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열린다. 지난달 29일 2차 기관보고 정회 중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보좌진의 영상 촬영 논란으로 여당이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이날 청문회에는 여야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