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합니다. 현실 세계를 옮겨온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사회, 문화,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여기에 활용됩니다.
지난해 한차례 열풍을 맞으면서 메타버스를 기용하는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실체가 없는 과장된 개념, 단순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었죠.
올해는 하드웨어가 고도화되면서 산업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CES를 기점으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장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CES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2입니다. 2016년 VR1 출시 후 무려 7년여 만에 출시하는 신제품이죠. 메타도 이번 CES에서 오큘러스 퀘스트3(Oculus Quest3)로 불리는 VR기기를 선보입니다.
국내 기업도 메타버스 상품을 공개합니다. 삼성전자는 ‘릴루미노 글래스2’를 통해 XR기술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C랩 전시관에서는 메타버스 콘서트 플랫폼인 ‘폴카믹스’를 소개합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향한 열기가 증시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도 관련주가 지지부진해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집중 투자를 선포하며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교체한 메타의 주가는 지난 한 달간(12월 5일~1월 4일) 4.03%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주가(338.54달러)와 비교하면 63.83% 급락했습니다.
로블록스의 주가는 최근 1개월 새 7.04%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초 주가와 비교하면 70.6% 떨어졌죠. 올해 VR과 AR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MR) 헤드셋 첫 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은 한 달간 16.04% 떨어졌고, 지난해 초 대비 30.57% 급락했습니다.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니티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한 달 동안 25.6%, 지난해 초보다 76.58% 빠졌습니다.
이는 CES 2023 등 단기적 호재보다는 고(高)금리 시대 장기화란 매크로 이슈가 메타버스 관련주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증권사들은 보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5%대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술·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열풍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먼저 반영돼 있어 실제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지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 부품·제품·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국내 기술 기업들 역시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CES 2023으로 소위 메타버스 관련주의 주가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애매한 상황에 고금리 등 거시경제적 한계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CES 수혜주로 VR·AR 관련주가 언급됐습니다. △LG이노텍(3DToF, 카메라모듈) △나무가(3D ToF), 뉴프렉스(카메라모듈용 FPCB) △APS홀딩스(FMM) △에스엔유(증착장비) △선익시스템(증착장비)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