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근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했지만 시가 제대로 대응할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의사 자격증을 가진 동물방역팀장이 장기 휴직에 들어가자 시가 그 자리에 농업직군 팀장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5일 관인면 중리 한 양돈농가가 도축장에 출하한 어미돼지에서 ASF 의심증상이 나왔다. 이에 방역당국이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의뢰해 정밀검사한 결과 이날 출하된 어미돼지 20마리 중 7마리가 ASF 양성 판정을 받았다.
포천지역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인근 지역인 강원 철원군에서 발생한 이래 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관인면 중리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8000여 마리와 도축장에서 출하된 돼지 1000여 마리 등 총 약 9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그러나 시가 앞으로도 가축전염병에 제대로 대응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가축전염병 차단 담당자인 동물방역팀장이 6개월 병가 신청하고 휴직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포천지역 인근인 강원 철원군에서 ASF가 발생된 시점이다.
따라서 철원과 인접한 포천 관인면에는 ASF 전파가 우려되는 위기 상황이었다. 더구나 포천지역은 경기북부 최대 축산도시로 겨울이면 ASF와 AI, 구제역이 자주 발생한 곳이다.
그런데도 포천시는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강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더구나 최근에는 무보직이던 농업직을 동물방역팀장에 임명하기까지 했다. 수의사 자격증 소유자였던 전임 팀장과는 달리 업무가 생소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땜질식 보직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대표적인 땜질식 보직인사"라며 "향후 동물방역 대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직원이 병가를 냈는데, 곧바로 인사를 할 수 없었다"면서 "ASF에 대처하기 위해 농업직이지만 방역팀 근무 경력을 가진 사람을 임명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9일 발생 농장과 역학 관계에 있는 1개 농장과 10㎞ 이내 55개 농장(포천 31개, 철원 24개)을 대상으로 동물위생시험소 가축방역관이 임상예찰과 정밀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는 ASF 확산 방지를 위해 10㎞ 방역대에 있는 농장은 30일 이상 이동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도축장 관련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은 마지막 방문일로부터 21일 이후 이동제한을 해제할 계획이다.
포천=윤형기 기자 moolga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