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현대건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한화투자증권은 실적 하향이 전망되나 올해 긍정적인 수주 소식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5만1000원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현대건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5만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작년 4분기 매출액은 5조8천억원, 영업이익은 11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3% 상승, 39.6% 하락한 증감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인 영업이익이 1천788억원보다 35.4%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총 매출액은 주택·해외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두 자릿수 증가를 나타냈으나 현대엔지니어링의 이익 축소와 국내 수익성 둔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영업외로는 환율 하락에 따른 환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지난해 주택 분양공급은 약 2만9500세대로 연초 계획했던 3만 세대를 달성했다. 민간도급 사업의 축소로 올해 분양공급은 줄겠으나 풍부한 도시정비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분양 공급(약 2만 세대)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해외 수주는 확실한 반등이 기대된다”라고 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실적은 부진하나 해외 수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건설사들의 분양계획은 악화된 부동산 경기와 부진한 2022년 분양 실적 등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산정될 전망”이라며 “또 2023년에도 건축자재와 인건비 상승이 계속돼 주택 부문의 원가율은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현대건설은 해외 사업으로 국내 주택 부문 부진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특히 동유럽과 중동 중심으로 확장되는 원전은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강화를 감안하면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와 함께 해외 수주를 이끌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연결기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5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6% 줄어든 164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전망” 이라며 “이는 3분기에 이어 전반적인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 등 원가 이슈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시행사와의 계약 변경을 통해 주택공사의 도급비를 증액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원가 이슈의 영향은 적은 상황”이라면서도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이 지속되고 있어 결국 다른 건설사들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