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논의 시기상조…물가 리스크 있어” [일문일답]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논의 시기상조…물가 리스크 있어” [일문일답]

금통위원 3명씩 각각 최종금리 수준 3.5%·3.75% 의견 나뉘어
금리 동결한다는 신호 아니다…물가 중심 통화정책 유지해야

기사승인 2023-01-13 14:31:3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 직후 “금리 인하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3개월 내 설정될 최종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각각 3명씩 3.5% 혹은 3.75% 수준에 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금리인하는 물가가 정책목표상 예상하는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을 하기에는) 상하방 모든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데이터를 보며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우리 목표수준에 도달한다고 확신이 있으면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연내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 간 최종금리 의견이 갈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을 위원 3명은 3.5%로 봤고,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3.75%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며 “이같은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적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을 알고 싶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물가가 중단기적으로 정책 목표치에 확실히 수렴해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진 얘기하기 시기상조다. 물가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하겠다. 따라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금통위가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나.

최종금리에 대해선 몇가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최종금리를 정의하는 데 다양한 의견아 있을 수 있지만 금통위는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얼마가 될지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반면에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로 될 수 있는 가능성 열어 두자는 의견이다. 강조하지만 이같은 금통위원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적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힌다.

△오늘 진행된 금통위를 끝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동결한다는 해석을 할 수 있는가.

지금부터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가 중심 운영 기조와 배치되는 것도 전혀 아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기준금리를 25bp 올린 것은 아직도 물가상승률이 5%대인 것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 드린다. 다만 1,2월 지나면 물가상승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연말에는 3%에 가깝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5% 이상일 때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 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이 있을 때가 됐다고 말씀드린다.

△금통위원 3명이 상황에 따라 금리를 3.75% 올릴 수 있다고 한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면

금통위원 3명이 금리를 3.75%로 열어두자고 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물가가 목표치에서 어떻게 움직일지와 미국 금리 방향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등의 불확실성이 있다. 어느 한 요인에 대한 고려가 아니고 경제 전망과 국제유가, 주요국 금리 상황, 중국경제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추가 금리 인상 관련해 파급효과 점검하겠다고 했다. 추가 인상 없이 파급효과를 지켜본다고 할 수 있는가. 파급효과를 살필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어느정도로 보는가.

한국은행 내부에선 3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금리에 대해서 금통위원이 명시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한지 아닌지는 이견이 많다. 한국의 경우 워낙 외부 요인이 많아 다른 나라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고 여태까지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장치도 필요하다. 당분간 3개월 단위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늘릴지는 금통위원과 상의해 보겠다.

△최종금리에 대한 총재 생각은 어떤가

이번 인상은 4대 2 결정이 났기 때문에 제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최종금리 전망에 대해선 제가 의견을 내서 한 쪽 편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판단해 의견을 말씀드리려 한다.

△현재 한국이 경제전망 경로대로 따라간다면, 금리 인하 필요성 없다고 보는가

원칙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올해 안으로 봤을 때 물가경로, 성장경로 전망치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대로 누겠지만, 그보다 물가가 오른다면 조정해야 하고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면 또 이를 고려해야 한다.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수준으로 간다는 근거가 없으면 금리 인하는 어렵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풀었다. 그 시점 어떻게 보는가.

과도한 규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 국면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부동산 대출이 대규모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부동산 대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규제를 하는 것 뿐 아니라 거시경제 정책도 잘 수립해서 부동산 대출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선 당국끼리 모여 거시건전성 정책을 예전과 달리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심각하게 계획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다고 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나.

4분기 경제성장이 왜 갑자기 나빠졌는지의 요인 중 개선 여지가 있다면 중국경제가 1~2개월 이후 정상화할 가능성이 12월 당시 걱정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의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고 물가지표도 떨어졌다. 

유럽에서도 겨울 따뜻한 기온이 이어져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는 등 요인이 있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것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예년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이나 그것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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