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4곳 중 1곳 깡통전세 ‘위험’

수도권 아파트 4곳 중 1곳 깡통전세 ‘위험’

기사승인 2023-01-17 14:06:5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쿠키뉴스 DB.

집값이 급락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4곳 중 1곳은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매매 가격이 낮아 ‘깡통전세’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매된 아파트 9863곳 중 2244곳(23%)은 매매 가격이 기존 최고 전셋값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됐다.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단지 비율이 지난해 4분기 39%로 2분기(8%) 대비 5배 가까이로 급등했다. 이는 전용면적 40㎡ 이상의 아파트 실거래 중 해제된 거래와 직거래 실거래가는 제외한 수치다. 또 기존 전세 최고액은 2020년부터 지난해 사이 체결된 각 아파트 면적별 전세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에서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36%로 가장 높았다.

인천 아파트 단지 1522곳 중 549곳에서 기존 전세 최고가 이하로 매매가 체결된 것이다. 특히 이 비율은 작년 4분기 48%로 높아졌다. 

이어 경기는 지난해 기준 30%, 4분기 기준 45%로 인천의 뒤를 이었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는 집단 ‘깡통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규모는 피해주택(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은 66개동 2805가구로 피해 예상금액도 약 907억원에 달한다. 

실제 인천 미추홀구 주안더월드스테이트 전용 84㎡는 2021년 12월 전세가 4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3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84㎡는 지난해 5월에 보증금 5억45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지만 같은 해 12월 5억5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서울은 지난해 기준 최고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2%였고 작년 4분기에도 6%로 비교적 '깡통전세' 아파트 비율이 낮았다.

이 같은 깡통 전세 위험에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집토스가 2022년 11월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수도권의 월세 거래 비중은 48.9%로 2021년 43.2% 대비 5.6%p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 지역은 월세 거래 비중이 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부담과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깡통 전세 우려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깡통전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세가율 80%가 넘는 집 계약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은 “전세보증금과 대출금 합쳐서 시세 80% 이상은 위험하다”며 “특히 시세 파악이 어려운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는 가급적 보증금을 낮춰 월세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제일 기본적인 것은 역시 보증보험 가입이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주택 가격 변화가 큰 시기에는 전세금 이자와 월세를 비교해 보고 비슷할 경우 월세에 사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가 제대로 반영 안되는 신축 빌라, 주택보다는 거래가격의 데이터가 누적돼있는 기존 주택을 선택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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