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진짜 시장(市長) 됐네"... 고향 예산서 시장(市場) 살리기 성공 신호탄[르포]

"백종원 진짜 시장(市長) 됐네"... 고향 예산서 시장(市場) 살리기 성공 신호탄[르포]

“매장 매입부터 기획, 인테리어, 레시피 개발까지 내 머리에서 나와”

기사승인 2023-01-17 22:15:02
낡고 비어있던 점포가 백 대표 손 거치며 맛집 ‘핫플’로 급부상

<프롤로그>

국밥집과 국수집이 몰려있는 백종원거리 입간판 뒤로 예산상설시장 장옥이 보인다. 주차장이 넓고 인근에 차 댈 곳이 많아 주말에도 주차걱정이 없다. 사진=홍석원 기자.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 뿐 아니라 추억과 마음을 나누는 곳이다. 옆집이 잘되면 덕을 보는 곳이기도 하다. 

예산상설시장(충남 예산군 예산읍 형제고개로 967)은 역사가 말해주듯 낡고 허름해 한때 주상복합공간으로 헐릴 뻔했지만 예산이 고향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2020년부터 폐점포들을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9일부터 다섯 개의 신규 점포들이 문을 열었다. 

20대 청년상인부터 80대 어르신까지 함께 부대끼며 오늘보다 내일을 꿈꾸는 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젠트리피케이션 피하려 점포 매입... 음식테마로 지역사회 공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뚝심>

'백종원 시장이 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사진은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의 꿈 이뤄보려 합니다. 시장이 되겠습니다”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힌 뒤 선보인 충남 예산의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합격점을 넘어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사업은 예산군과 더본코리아가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협약을 맺은 이래 예산시장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본격 추진됐다. 

매장 매입부터 기획, 도면, 인테리어 공사, 매장 집기, 메뉴 개발 등 하나부터 열까지 백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곳은 ▲닭을 재료로 한 금오바베큐 ▲부속고기의 신광정육점 ▲멸치육수의 잔치국수와 파기름비빔국수를 파는 선봉국수 ▲꽈리고추 닭볶음의 시장닭볶음 ▲쌈채소와 주류 등의 취급하는 불판빌려주는집 등 모두 5곳이다. 

이 시장을 준비하기까지 기획단계부터 모든 비용은 더본코리아가 제공했다. 

백 대표는 “골목식당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손님이 몰리니까 건물 임대비용이 턱없이 올라 나중엔 음식값을 안올릴 수 없게 되더라”면서 매장 매입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음식을 테마로 지역사회에 공헌할 방법을 찾다 시장을 구상하고 더본코리아의 노하우를 전수해 창업에 이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두 자신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자랑(?)도 빼먹지 않았다. 

가게 매입 비용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예덕학원의 수익용재산에서 나왔단다. 사학재단이라고는 하지만 교육목적이 아니면 마음대로 쓸 수 없기에 충남교육청과의 협력과정에서 원만하게 해결됐다. 

이제 장사 잘 될 있만 남았다. 창업에 도전한 다섯 가게들을 일일이 찾아보았다. 

상설시장 장옥내에 넓직한 공간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각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굽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먹을 수 있다. 특히 일부 점포에서는 식당내에서 먹을 수 없어 이곳에서 먹어야 한다. 

시장 광장에는 넓직한 공간에 40여개의 원탁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시식코너처럼 각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들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 

또 상설시장 일대는 백종원거리가 조성된 지난해 피너클어워드 한국대회에서 지역활성화형 축제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예산장터 삼국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중면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예산국수와 국밥집 등이 즐비해 주말이면 관광객과 식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간절함으로 버텼다... 결혼도 미룬 채 1년여 조리실습 고군분투

 <금오바베큐>

위풍당당하게 예산시장안에 문을 연 금오바베큐 전경. 그곳에 가면 순박한 미소의 예산출신 총각 사장님을 만날 수 있다.

금오바베큐에 들어서니 단촐한 메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비큐의 참맛 닭구이 18,000원’ 달랑 한 개 뿐이다. 

순박한 미소가 돋보이는 유문석 총각 사장님(40)은 예산이 고향으로 20대 초반부터 10여년 동안 치킨, 피자집 등을 운영해 봤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패의 쓴맛을 보고 좌절한 적이 있다. 

"바로 접니다"... 간절함으로 창업에 나선 금오바베큐의 총각 사장님이 바쁜 손놀림 속에서도 오는 3월 결혼날짜를 잡았다며 쑥쓰러워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절박한 심정으로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 지원서를 넣고 8개월여를 기다린 끝에 교육생으로 입소할 수 있었다. 3개월여 넘게 교육을 받는 동안 중도에 포기하거나 자질 부족으로 개발원을 떠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어떤 심정으로 버텼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간절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백 대표가 닭의 염지부터 기계 개발, 소스, 야채 샐러드까지 모든 레시피를 제공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며 “평생의 은인”이라고 감격해 했다. 특히 단일품목이기에 회전율이 좋고 조리시간도 줄어 아직은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오바베큐의 메뉴판이 단촐하다. 이곳 시장에 새로 문을 연 5곳 모두 단일 메뉴로 구성되어있다.

유 사장은 “아직 1주일 밖에 안돼 안정적이진 않지만 평일에 평균 50~60마리 팔리던 닭이 첫 주말엔 90~100마리까지 팔았다”며 이제 희망이 생겼다며 웃어보인다. 

그러면서 지역민 뿐 아니라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 오고 고객의 연령층도 다양하다고 했다. 특히 “돈 많이 버세요”, “맛있다”, “대박 나라”면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손님들과 바쁜 시간 일손을 거들기 위해 나오는 예비신부가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문을 연 곳 모두 더본코리아 직원들 10여명이 상주해 가며 매출관리에서 식자재 구입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다 관리를 해 주어 아직은 혼자서 감당 할 수 있지만 곧 직원을 필요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유 사장에겐 이번 창업이 '겹경사'이다. 오는 3월에 총각 딱지를 뗀다. 결혼 축하해요~

 “도래창을 아세요?”...주변 가게와 같은 메뉴 피하려 뒷고기 선택

 <신광정육점>

돼지고기 부속고기를 팔고 있는 신광정육점 전경. 너무 일찍 찾았더니 이제 막 영업준비에 들어갔다. 한 숨 돌리고 나면 손님과의 한판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신광정육점의 양정모 사장님(45)도 잠깐 외식업에 종사하다 쫄딱 망하고(?) 외식산업개발원에 들어간 케이스이다. 

양 사장이 창업 화두는 ‘재미’와 ‘보람’이다. 전에 하던 식당에서는 고민과 걱정이 끊이질 않았는데 조리원 교육기간엔 하루 하루가 재밌었고, 지금은 너무 바빠 고민할 시간도 없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백 대표가 엄청 신경을 쓰고 있어 나는 하라는 대로만 해도 좋을 것 같다”며 메뉴 선택에 대한 배경 설명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표님이 주변에서 취급하지 않는 메뉴를 선택해야 기존 상인들과 충돌하지 않는다며 상생할 수 있는 품목을 찾다보니 ‘도래창’ 등 돼지고기 뒷고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600그램에 9000원을 받는다. 여러 부위의 고기가 200그램 당 5000원을 넘지 않은 만큼 값이 싸 남는게 있을까 싶기도 했다.

커다란 덩치에도 미소가 따뜻한 신광정육점 양 사장이 기자와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 사장은 매일 아침 6시경 일찍 도축장에서 신선한 부속고기를 구입하고, 9시 오픈 때까지 고기를 다듬는다. 다른 가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인터뷰 내내 손이 분주하다. 보통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이지만 손님들이 다 떠나고 뒷정리를 하다보면 11시에나 퇴근할 수 있다고. 

오늘은 쉬는 날이라며 남편과 함께 이른 점심시간 시장을 찾은 허진희 씨(38)는 “오늘이 처음인데 주변에서 새롭고 좋다”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스타와 예산군 SNS를 보고 결정했다. 사실 아직 맛은 보지 않아 뭐라 평가할 수 없지만 백종원 대표를 신뢰하는 마음이 커서 이곳을 방문했다“고 똑소리나게 밝혔다. 

이 부부가 주문한 음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일타삼피’였다. 신광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고 불판빌려주는집을 거쳐 후식으로 선봉국수까지 시켰으니 말이다. 내일도 방문할 예감이 든단다. 

양 사장은 평일에는 외식조리원에서 많이 도와줘 아직 혼자 일하지만, 주말에는 몰려드는 손님들 때문에다 큰 아들이 지원사격에 나선다고 한다. 월급대신 용돈으로 때운다. 장사 잘되면 올려주세요~. 

손 많이 가는 밑반찬과 불판 대여로 승부수... "옆집이 잘돼야 할텐데"

 <불판빌려주는집>

새로 창업한 불판빌려주는집. 이 시장안에서 없으면 안된다. 불판과 부루스타, 쌈 야채 등 1인 상차림비를 받는다. 여사장님이 쑥쓰러워 해 인물사진은 패스~.

특이하게도 불판빌려주는집이 간판을 내걸고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일반 정육식당이나 바닷가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정해주었다. 

김남순 사장(55)은 이곳에서 각종 주류와 음료, 쌈채소 등 밑반찬을 준비하고, 불판을 대여하고 있다. 근처 닭볶음이나 정육점 등에서 산 메뉴들을 굽는 불판을 빌려주는 것이 주된 영업이다. 

김 사장은 4년전 닭계장과 닭곰탕집을 운영했던 경험을 자산으로 과감하게 도전했다. 밑반찬이란게 워낙 손이 많이 가 종업원 한 명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 4명은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는 그동안은 더본에서 여러모로 신경쓰고 도와줘 둘이서도 가능했는데 이 가게는 잡일이 많아 ‘인건비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루스타와 불판, 쌈 야채 등을 한데 묶어 1인 상차림 비용으로 5000원을 받는다. 술과 음료는 당연히 따로 비용을 내야한다.

인근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마치 5일장이나 선듯 농산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평일에도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서 새로 생긴 풍속도이다.

시간이 정오를 향하면서 주문이 밀려들자 김 사장은 “제대로 응대 못해 죄송하다”며 종종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건강도 챙기세요~. 

마침 이곳 음식점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시장중국집’ 창문으로 빈 자리없이 빼곡히 들이찬 손님들이 보였다. 마치 상생의 길이 어떤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잠깐 한숨 돌리려 장옥 밖으로 나오니 마치 5일장이나 선듯 어르신들이 길가에 자신의 집에서 기른 듯한 농산물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할머니들 구역이쥬~.

20대 당찬 셰프의 도전... "예산의 중면으로 전국 입맛 잡을거예요" 

<선봉국수>

오전 11시를 갓 넘긴 시간인데도 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선봉국수집 앞에서 눈길이 멎었다. 선봉국수가 뭐지? 라며 자못 의아해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골목양조장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선봉국수는 젊은 이민선 사장(23)이 청년의 명예를 걸고 장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곳에선 3500원 하는 파기름비빔국수와 4000원의 진한멸치국수 두 메뉴 밖에 없지만 그 맛과 양에 비하면 미안할 정도로 값이 저렴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가게서 고기를 먹은 후 사이드 메뉴로 많이 찾는다. 

이 사장은 고등학교 때 조리에 입문해 대학서도 외식조리학를 전공했다. 동생처럼 보이는 여직원과 함께 커다란 육수통 곁을 떠나지 않고 있어 어렵게 말을 건넸다. 연신 품어내는 멸치육수 수증기에 비오듯 땀을 흘렸다.

촌스럽게도 대뜸 왜 선봉국수냐고 물었다. 이 사장은 “백종원 대표님이 직전 예산군수였던 황선봉 군수가 프로젝트 시작 때부터 많이 도와줘 ‘선물’을 드려야겠다라는 의미로 선봉국수로 이름을 지었다고 들었다”며 두 분의 진심에 존경을 표했다. 

대학에서 외식조리를 전공한 20대 여사장님. 인터뷰 내내 육수가 끓고 있는 통 앞에서 수증기와 싸우고 있다.

이 사장은 “평일 150그릇의 국수가 지난 주말엔 300그릇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이어 “장옥이 정비되면 더 많은 관광객과 맛객들이 찾을 것 같다”며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은 들지만 마음은 벌써 부자가 됐다”고 예쁘게 미소지었다. 

멀리 경기도에서 온가족이 한달음에 이곳을 찾았다는 30대 부부는 “예산은 난생 처음이다. SNS를 통해 알았는데 우리 지역에도 이런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부러움 반 시샘 반의 눈빛이 역력했다. 멀리서 오느라 고생하신 만큼 맛있게 먹고 예당저수지도 꼭 돌아보세요~.
 
“내가 맛없으면 남들도 맛 없다”... 자녀 다섯 둔 잉꼬 부부의 결기

<시장닭볶음>

시장닭볶음집 전경. 꽈리 고추와 함께 볶아낸 닭이지만 이 집에 들어서면 양념맛 보다 더 고소한 참깨 맛을  느낄 수 있다. 왜 일까.

안은영(41), 민태훈(41)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시장닭볶음집의 메뉴 역시 꽈리고추 닭볶음 단일 품목이다. 그런데도 점심시간이 닥치면서 부부의 몸과 손이 따로 노는 것럼 분주하다.

놀랍게도 뱃속의 아이까지 자녀가 다섯이다. 이 부부가 진짜 국가유공자가 아닐까 싶다. 

한 눈에 얼핏봐도 군침이 도는 닭볶음. 

방과후 강사와 삽교읍 중심지 활성화사업 사무장이기도 한 아내 안 씨가 경호업체 대표를 맡고 있던 남편을 끌어들여 둥지를 틀었다. 자신이 먼저 외식산업개발원에 들어간 후 비전을 보고 남편을 꼬드겼다. 코로나 여파로 3년 가까이 축제장의 경호 업무가 줄어 생활을 걱정해야 했던 남편으로선 결단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아내와의 인터뷰 내내 멋쩍은 웃음과 함께 응원을 보냈다. 

열혈여성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안 사장의 첫 일성은 “메뉴선택이 탁월했다”며 “백 대표의 너무 맛있는 레시피를 주어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주일동안 영업을 해보니 기존에 각자가 벌던 수입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고. 

뱃속의 태아까지 합하면 자녀가 5명인 시장닭볶음집 사장 부부. 아내가 남편을 꼬드겨 함께 창업했다.

부부 모두 돈 보다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 창업을 결정했다는 안 씨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욕심을 버리고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음식을 내겠다. 내가 맛이 없으면 남들도 맛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의 음식 철학을 내보였다. 

또 “이곳 예산시장은 옛 추억을 회상하기에 안성맞춤이고 감성이 돋아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이곳 상인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에너지 넘치는 여사장님 파이팅~. 

<그밖에도 이런 곳이>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힙한 곳은 또 있다. 아니나 다를까. 벌건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막걸리 애호가들의 긴 줄을 볼 수 있었다. '골목양조장'이다. 오전 11시 문을 열어 오후 5시에 닫는다. 

기자가 간 이날은 되레 40~50대의 중장년층이 더 많아보였다.

젊은 층부터 중년들에게까지 힙한 곳으로 알려진 골목양조장

이곳은 '예산의 맛과 멋을 담다'를 슬로건으로 청년 5명이 의기투합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사과막걸리등을 만들고 있다. 

늘 사람이 많냐고 물었더니 외부영업과 유통을 맡은 김재기 팀장(35)은 "시장이 있다고 해서 사람이 오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영향이 크다"면서 "주말에는 직원들 모두 넋을 빼놓을 정도로 정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1주일에 1600병을 판매한다고 했다. 한 병에 6000원 인데 그야말로 없어서 못판다. 술이 익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떤건 1주일, 어떤건 2주일 걸리기 때문에 이 수치가 최대물량이다. 이번 설 명절 기간에는 택배서비스가 중지된다.

최근 문을 연 맛집들 사이에서 굴하지 않고 식객들로 자리가 없는 시장 중국집.

자칫했으면 주상복합으로 넘어갈뻔...백 대표 진정성있는 설득으로 ‘해피앤딩’

<에필로그>

이번 창업을 주도하고 지원을 맡은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 조정민 부장은 “아직 조심스럽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 부장은 “대부분 장사경험이 없어 가게들이 자리 잡을 때 까지 매일 10명의 직원들이 나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시장을 조성했으니 방향이 옳게 가고 있는지, 음식값과 맛은 유지하고 있는지 여러가지 체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칫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예산상설시장 전경.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읍소로 구사일생 살아났다.

한편 천홍래 예산군 혁신전략팀장은 이곳 다섯 점포외에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곳 2~3곳이 더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흥상회, 예터칼국수, 시장중국집, 어서와유, 또복이네, 구구통닭, 고려떡집 등 주변 상인 7곳에 대해 리모델링과 시설개선 지원, 메뉴교육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곳은 원래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었다”고 깜짝 공개했다. 

천 팀장은 “처음부터 예산군청이 백 대표의 구상을 환영한 것은 아닌 듯 보였다”면서 “백 대표의 계획을 접하고 놀랐다. 그건물이 너무 낡아 보여줄 게 없으니 안된다고 했다”는 것. 그런데 백 대표가 군청을 끈질지게 물고 늘어지며 설득한 덕분에 주상복합을 막아 내고 상생협약을 통해 시장 리모델링에 나설 수 있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대전~당진 고속도로 수덕사IC를 빠져 나와 15분 정도 달리면 상설시장에 닿는다.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걱정은 안해도 된다.

예산=글, 사진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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