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여성도 민방위 훈련’ 공약에… 與도 ‘절레절레’

김기현 ‘여성도 민방위 훈련’ 공약에… 與도 ‘절레절레’

윤상현 “젠더공약 의심돼”
권인숙 “전쟁 부추기는 포퓰리즘”
공약 실현 가능성 불투명… 당 차원 검토 아직

기사승인 2023-01-24 15:08:21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여성도 민방위 훈련을 받게 하는 ‘민방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겠다고 발표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의 이번 공약은 안보 공약이 아니라 젠더 공약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이 민방위 훈련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는 민방위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하자 이같이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민방위대 대원 기본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설 연휴 직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모든 국민의 안전을 위한 민방위 훈련에 대해 남녀를 이렇게 분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여성도 기본적 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당장 윤 대통령 공약인 여가부 폐지도 이행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진정 표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윤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미 약속한 것들부터 하나라도 지켜내 이행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진실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이 떨어지면 들고 나와 반등을 꾀하는 ‘여가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며 “전쟁 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석열 정부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라고 비꼬았다.

이어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을 겨냥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은 참담하다”며 “정부와 여당은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고민을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대남에 호소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일각에서 ‘이대남’ 표심을 잡으려고 내놓은 정책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금기시했던 주제를 제안한 것이다. 지지율을 단 1% 받는다고 하더라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약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당 차원 검토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위에서 (여성 민방위 훈련) 관련해 검토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 역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지도부와 상의한 건 없다”면서도 “근본적으론 여성, 남성의 병역 의무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성에 전혀 문제가 될 게 없고, 민방위 훈련은 1년에 50시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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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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