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새 건전성 지표, 신 지급여력제도가 뭔가요? [알기쉬운경제]

보험업계 새 건전성 지표, 신 지급여력제도가 뭔가요? [알기쉬운경제]

기사승인 2023-01-28 07:00:24
쿠키뉴스DB

올해부터 보험사의 재정건전성 지표에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가 도입됩니다. 12년 동안 적용하던 미국식 지급여력(RBC)비율에서 킥스·K-ICS로 변경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12년 간 적용하던 지급여력(RBC)비율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각 나라마다 보험사가 재무제표에 작성하는 회계 정보가 달라 투명성과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과 잇따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보험사 RBC 급락’ 관련 뉴스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RBC비율이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인데요. 보험사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위험), 예를 들어 금리인상, 과도한 보험금 지급 등 다양한 시장 위험을 수치화한 후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대금(돈)을 비율로 나타낸 것을 의미합니다. ‘지급여력비율’인 셈이죠. 

지급여력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필요한 자산 외에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킥스도 기존의 RBC 비율처럼 지급여력금액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산출된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융당국은 RBC 비율을 통상 100~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합니다. 만약 RBC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경영에 개입하기도 합니다. RBC 비율이 보험사의 건정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인 셈인거죠. 이에 따라 보험사는 통상 150~200%의 RBC 비율을 맞추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로운 보험국제회계기준, 이른바 킥스(K-ICS)도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평가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뀝니다. 자산 및 부채의 변동성과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던 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RBC비율에서 킥스로 바뀌더라도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10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을 갖추도록 권고합니다. 

또한 기존에는 보험 상품 판매 시, 계약 당시의 이자율과 해약률을 바탕으로 부채를 산정했다면, 킥스 도입 후부터는 보험 상품 판매 시 현재 시점, 즉 회계보고 시점을 기준으로 부채를 계산하게 됩니다. 매년 결산 시점이 다가오면 시장금리와 해약률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부채를 계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킥스 도입으로 리스크가 더욱 정확하게 측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부채 평가 시점이 계속 달라질 수 있어 금리에 따라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두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보험사들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를 잇따라 발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차례 인상된 금리로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킥스가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질 가능성을 대비해 책임준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6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보험사 자체적으로 부동산PF 및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심사와 사후관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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