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면 성공할까? 10명 중 6명 성적 상승

재수하면 성공할까? 10명 중 6명 성적 상승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3-01-30 10:03:25
이맘 때쯤 꽤 많은 학생들이 재수에 대해 고민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재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합격을 하고도 더 나은 곳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마음에 재도전을 결심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능에 재도전한 학생들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최근 2년 연속 수능에 응시한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통해 재수생의 성공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졸업생 평균 수능 성적 상승

진학사가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수능 및 2023학년도 모의평가에 응시하고 성적을 입력한 수험생 3,054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국어·수학·탐구 영역 평균백분위 점수가 2022학년도 72.4에서 2023학년도 79.9로 평균 7.5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학생부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 재학 시절과 달리 수능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성적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승폭은 탐구 영역에서 가장 컸다. 2022학년도에는 탐구 영역의 백분위 평균이 국어와 수학에 비해 1점가량 낮았지만 2023학년도에는 국어보다 1.5점, 수학보다 2.1점 높게 나타나며 평균 9.4점이 상승했다.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역은 수학으로 전년도에 비해 6.2점 올랐으며, 국어 영역에서는 평균 6.9점 향상된 결과를 나타냈다.

2023학년도 N수생의 2년간 수능 점수(백분위) 비교

가장 좋은 성적은 6월 모의평가

성적 상승은 초반에 크게 이루어졌다.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전년도 수능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수(N수)를 시작하면서 동기부여와 함께 집중 학습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9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을 비교할 때 하락폭이 컸다. 이는 재학생들에게서 보이는 패턴과도 비슷한데, 수능 시험의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수능 때는 9월 모평에 응시하지 않은 졸업생이 새로 유입하는 데다가, 일부 하위권 학생들이 응시하지 않으면서 모의고사에 비해 백분위 점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정서적으로는 긴장 내지 압박감이 더해져 실제 수능에서 평소만큼의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재수(N수)생의 경우 오랜 기간 수능을 준비해 오면서 막바지에 슬럼프를 겪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초기에 큰 폭의 성적 향상을 이루면서 결과적으로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2023학년도 N수생의 시험별 성적 추이

성적이 상승하는 학생은 10명 중 6명

졸업생들의 점수가 전체적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모든 학생들이 재도전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23학년도에 다시 수능을 치렀을 때 평균백분위(국어·수학·탐구)를 5점 이상을 올린 학생은 10명 중 6명 정도였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평균백분위 5점 이상 상승한 학생들이 80%에 육박했지만, 9월 모평과 수능을 거치면서 점수가 하락한 학생의 비율이 증가해 최종적으로 5점 이상의 성적 향상을 거둔 수험생은 59.4%로 나타났다. 평균백분위가 5점 이상 하락한 학생은 6.6%였으며, 나머지 34.0%는 5점 미만의 변화를 보이며 전년도와 유사한 성적을 받았다.

2023학년도 N수생의 시험간 성적 변화 비율

수치로만 보면 의미 있는 성적 상승을 이룬 학생들의 비율이 많아 재수(N수)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1년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결과로 볼 때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40% 정도의 학생들은 뚜렷한 성적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점수가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재수(N수)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다음 수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접하는 성공 사례 뒤에는, 그렇지 못한 사례도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재도전을 결심했다면 학원이나 인강을 알아보기 전에 학업수준, 학습성향 등 본인에 대한 명확한 진단부터 해볼 것을 권한다. 여기에, 다음 수능까지의 장기 레이스를 잘 펼치고 마지막까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충분한 각오와 준비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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