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의병기념관’ 어디로?... 김태흠 “공약은 지켜져야” 소신 주목

‘충남 의병기념관’ 어디로?... 김태흠 “공약은 지켜져야” 소신 주목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지 주변 발표에 홍성군 유치경쟁 뛰어들며 치킨게임 양상

기사승인 2023-01-31 14:22:45
김 지사 경찰병원 분원·치의학연구원 공약 사례 들며 언행일치 강조해 관심 증폭

충남도가 ‘홍주의병’을 기념하기 위해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충남 의병기념관 위치를 두고 인접한 예산군과 홍성군의 유치경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애초 충남 의병기념관 건립은 김태흠 지사의 공약으로, 도정 인수위원회를 거쳐 도정 과제로 확정된 사업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8월 건립위치를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지 주변’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홍성군은 홍주읍성과 900여 의병들의 유해가 모셔진 홍주의사총을 들며 홍성이 최적지라며 반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민간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홍성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용록 홍성군수도 “도지사 공약이지만 의병기념관 건립 장소는 당위성과 타당성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곳에 입지해야 한다”며 홍성 유치를 강조하며 강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사실 길 하나를 맞대고 있는 예산과 홍성이 충돌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충남도청소재지인 내포신도시를 기화로 홍성군과 예산군이 합쳐 특별자치단체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일었지만 인구수에서 밀리는 예산군이 펄쩍 뛰었다. 

지난 2009년에도 행정안전부는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벌여보니 홍성군의 경우 70%가 찬성했지만 예산군서 74가 반대해 통합이 무산됐었다. 

주민 불편을 이유로 지역상품권을 공동사용하자는 여론이 세를 얻었지만 서로 견제구만 날리면서 흐지부지 됐다. 

서해선 삽교역 신설 때는 예산군이 삽교역을 내포신도시 관문으로 선언하고 나서면서 홍성역이 있는 홍성군이 발끈해 1년여 삐걱대기도 했다.

이번 충남 의병기념관 건립도 이런 감정의 골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충남도는 4월 경에 나오는 용역 결과에 따라 입지 선정 방법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김 지사의 소신에 따라 판가름이 날 공산이 커 보인다. 

김태흠 충남도지사. 사진=홍석원 기자.


김 지사는 지난 25일 도청 과장급 간담회에서 “대통령 공약사업인 아산 경찰병원 분원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내가 공약한 내용인데 경찰 쪽에서 전국적으로 공모를 한다고 발표했다”면서 “그래서 청장에게 전화해 대통령 공약인데 공모하는게 어디 있냐”며 세게 따져 물어 결국은 충남으로 왔다는 뒷얘기를 전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 공약 사항인 치의학연구원 유치를 둘러싸고 자치단체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격노했던 것도 유심히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공약을 내걸었던 부분들은 공모룰 해서는 안된다”며 “대통령이든 광역단체장이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라며 언행일치를 강조했다. 

김 지사의 행간이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최재구 예산군수도 지난 18일 신년 언론인과의 간담에서 “의병기념관은 당연히 예산에 와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홍성군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다. 만약 홍성으로 가게 된다고 해도 박수를 치겠다”고 말해 일단 대립을 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또 결과에 대해 승복을 강조한 것 역시 ‘뭔가 믿는 구석이 있나’라는 해석이 오갔다. 쉽게 풀면 평소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최 군수가 김 지사의 소신이나 성격을 알기 때문에 공약을 뒤집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보면 충남 의병기념관이 홍성으로 가긴 쉽지 않다. 김 지사가 윤봉길 의사 기념관 주변이라고 밝힌 이상 입지는 예산으로 향할 공산이 커 보인다. 

사실 들여다보면 의병기념관 위치를 둘러싼 대립은 이기고 지는 문제는 아니다. 얼굴을 맞댄 지자체가 갈등과 대립보다는 의병에 관한 조사·연구·전시·교육 등에서 협력하는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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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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