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각각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0.9% 늘어난 8683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7193억, 1조1787억으로 전년 대비 6.9%, 29.4%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대체로 좋은 실적을 거뒀는데, 보험금 지급 비율이 높았던 백내장 지급 심사가 강화됨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코로나19와 고유가 상황이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낮아진 것도 몫을 더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은 메리츠화재가 손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은 거둔 배경에는 지난 2015년부터 장기인보험 비중을 확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에선 장기 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해 증권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메리츠증권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6년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92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1% 증가한 수치다.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332억원, 8천281억원으로 각각 8.2%, 5.8% 늘었다.
거래대금 감소 등 경제여건 악화에도 메리츠증권이 전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이유는 기업금융(IB)의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 포지션 관리와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도 “차별화된 수익 창출 능력과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준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금융의 역대급 실적으로 주주환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 김선영 선임애널리스트는 상승세를 탄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해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성향을 낮추고 자기주식 매입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은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에서의 선두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대규모 PF대출을 주선하고 있다”며 “그룹 전반의 과중한 부동산PF 익스포져로 실적변동성이 내재한다”고 지적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 이후 주력 계열사의 PF대출이 급증했는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그룹 총 PF대출 익스포저는(회수가능액)는 20.7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결자본 대비 3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계열사 간 공동대출의 결과로 계열사 간 영업실적 동조화와 함께 높은 실적변동성에 노출되고 있다. 향후 부동산시장 변화에 따라 수익변동성과 재무부담 확대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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