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사랑의 이해’로 멜로 갈증 풀었죠” [쿠키인터뷰]

유연석 “‘사랑의 이해’로 멜로 갈증 풀었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02-16 07:00:01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JTBC ‘사랑의 이해’에서 하상수(유연석)는 안수영(문가영)에게 꾸준히 마음을 표현한다. 처음부터 안수영만을 바라보던 그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조차 안수영을 떠올린다. 그의 외골수 같은 사랑 이면에는 요동치는 감정이 숨어있다. “사랑을 이해하라는 드라마가 아니에요. 이해되지 않고 답답한 게 ‘사랑의 이해’의 맛이죠.” 지난 9일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유연석은 드라마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랑의 이해’에는 이익과 손해를 따져 사랑에 접근하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유연석은 이 점에 반했다. 정통 멜로에 갈증을 느끼던 그에게 ‘사랑의 이해’는 단비 같은 작품이었다. 극에는 역경을 이긴 사랑이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처럼 거창한 이야기가 나오진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며 공감할 여지를 열어둔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물 간 관계성에 과몰입하는 시청자가 늘어난 이유다. 

“모두의 사랑을 받진 못해도 누군가의 기억엔 남을 드라마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답답해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반응들을 볼 때면 뿌듯했어요. 완벽하지 않은 성수를 연기하는 과정은 늘 흥미로웠어요. 상수의 선택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진 못할지언정, 상수의 감정만큼은 고스란히 가닿길 바랐죠. ‘하계장님 멜로 눈빛 나왔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멜로드라마 하기 참 잘했어요. 하하.”

JTBC ‘사랑의 이해’에서 하상수 역을 연기한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많은 감정을 보여줘야 했던 작품이다. 대본 속 지문은 대체로 두루뭉술했다. 유연석의 해석이 덧입혀지며 하상수의 감정은 구체화됐다. 장면마다 전후 상황을 되뇌며 흐름을 놓지 않으려 했다. “말을 아끼며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어려운 것처럼 느껴져도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차올랐어요. 계산하지 않고 감정선에 저를 맡겼죠.” 고민 끝에 나온 감정은 자연스레 눈빛에 묻어 나왔다. 드라마 내용을 이야기하던 유연석은 자신이 해석한 상수의 마음을 풀어놨다.

“원작 소설, 드라마 모두 시작점이 같아요. 하상수는 안수영을 그냥 좋아해요. 이유는 없어요. 그래서 여러 생각을 해봤어요. 안수영은 ‘영포점 여신’이었으니 누구에게나 눈길 가는 외모였겠죠? (하)상수로서는 수습 행원이던 자신을 챙겨줬던 일도 고마웠을 거예요. 무엇이든 씩씩하게 해쳐가고 고객도 재치 있게 설득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을 거고요. 하지만 상수가 먼저 승진한 만큼 (안)수영이에게 연민도 들었을 테고… 이 모든 감정이 뭉쳐 사랑으로 발현한 게 아닐까요? 이후에 망설이던 자신을 후회하며 상수의 마음이 더 커졌다고 생각했어요. 돌고 돌아 다시 안수영에게 향할 수밖에 없던 거죠. 그래서 상수가 뒤늦게나마 스스로에게 더 솔직해질 수 있었다고 봐요.”

JTBC ‘사랑의 이해’에서 하상수 역을 연기한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드라마 상황이 이해되지 않던 때도 있었다. “오죽하면 시청자분들이 ‘사랑의 노(NO) 이해’라고 했겠어요.” 시청자 반응을 언급하던 유연석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사랑의 이해’는 이해를 구하려는 드라마가 아니잖아요. 이런 사람들과 이런 사랑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현실적인 드라마죠.” 답답한 설정이 이어질수록 반응은 더 뜨거웠다. 유연석은 “작품 속 사랑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어서 더 좋았다”면서 “나 역시 아픈 사랑을 해봤다. 그런 기억이 멜로 장르에 자연스럽게 녹아 좋은 평이 나온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유연석에게 ‘사랑의 이해’는 또 다른 변화의 시작점이다.

“요즘엔 드라마 편수가 많이 줄었잖아요. 이런 시대에 사랑 이야기를 16부작에 걸쳐 할 수 있던 게 정말 행운이에요. 감정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아쉽지 않게 보여드려 기뻤어요. 배우로서 도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넷플릭스 ‘수리남’, tvN ‘미스터션샤인’ 모두 변화의 일환으로 선택했죠. ‘사랑의 이해’ 이후 선보이는 작품에선 연쇄살인마 역을 맡았어요. 하상수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일 거예요. 계속 변화할 테니, 배우 유연석을 끊임없이 궁금해해 주세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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