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성적으로 한해를 마무리한 업계 5위 GS건설이 전국을 강타한 미분양 고비를 잘 넘길지 주목된다. 지역에서도 ‘건설사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 당사가 공급할 물량은 상당하다.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GS건설은 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손실에도 주택상 사업으로 버티고 있다. 만약 미분양이 물량이 쌓이게 되면 재무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공급하기로 한 ‘음성자이 센트럴시티’ ‘대명자이 그랜드 시티’ 등 브랜드 아파트 분양률은 저조하다. 대명자이 그랜드시티만 하더라도 15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이지만 지난해 기준 초기 미 분양률은 90%로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평균 경쟁률은 0.09 대 1이었다. GS건설은 나머지 ‘범어자이’나 ‘대구역자이 더스타’ 1순위 청약에서도 쓴맛을 봤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분양 공동주택은 1만3445가구다. 평형별로는 전용 60㎡ 이하가 1099호, 60㎡ 초과~85㎡ 1만920가구, 전용 85㎡ 초과는 1426가구다. 구군별로는 수성구(3105)와 남구(3088가구)에 3000가구 이상 미분양이 쌓여있다. 달서구 2435가구, 중구 1091가구·동구 1199가구·북구 1515가구 등 1000가구 이상씩 적체 중이다. 이 지역에 분양된 5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24곳 중 지난 1월 기준 분양률이 20% 미만인 곳은 18곳으로 전체 분양 가구의 75%를 차지한다.
문제는 미분양이 곧 부실 리스크라는 점이다. 과거 사례를 들춰보면, 전국 미분양이 역대 최다였던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이다. 당시 미분양 물량만 16만5000가구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미국 금융위기로 주택수요가 줄면서 미분양이 쌓였다. 주택이 팔리지 않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도산했고, 돈을 대준 저축은행도 문을 닫는 연쇄 후폭풍이 일었다.
당장 재무건전성에 독이 될 수준은 아니지만 대구에 발을 담그고 있는 만큼 마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GS건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부진하다. 영업이익은 1118억4100만원으로 3분기 대비 약 11%,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약 42%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555억 손실로 적자전환 했다.
GS건설을 지탱하는 사업 부문은 건축·주택이다.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건축·주택(6264억7700만원)과 신사업(162억9100만원)에서 영업이익을 냈지만 플랜트(-1093억2800만원)와 인프라(-192억1200만원), ECO사업(-805억8000만원)에서 막대한 손실을 냈다.
회사는 우선 올해 대구 물량 계획을 접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수도권에 수익성이 좋은 곳에서 정비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며 “미분양이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금씩 판매를 해야 하겠고 주택규제도 풀렸지만 관건은 금리”라며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도 바뀔 수 있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