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정시 교차지원, 서·연 늘고 고대 줄었다

2023 정시 교차지원, 서·연 늘고 고대 줄었다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3-02-20 18:00:41
통합수능 이후 정시 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교차지원자의 증가로 꼽을 수 있다.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우위를 점하면서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한 경우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통합수능 2년차인 이번 2023학년도 정시에서의 교차지원 현황은 어떠했을까? 진학사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과탐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 증가

일반적으로 수험생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구분할 때, 많은 타 기관에서 기준을 수학 선택과목으로 두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을 인문계열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을 자연계열로 분류한다.

하지만 진학사는 과학탐구 응시자를 자연계열 수험생으로 정의한다. 통합수능 이후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차이로 인해, 인문계열이지만 전략적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탐구를 응시하는 수험생이라면 그 학생은 자연계열이라고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과탐 응시자를 자연계열로 볼 때, 2023학년도 정시에서는 2022학년도보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이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시모집에 실제로 지원한 대학을 진학사에 공개한 수험생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 중 과탐 응시자의 비율이 2022학년도 25.88%에서 2023학년도에는 27.04%로 증가했다. 통합수능 이전인 2021학년도에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 비율이 1%도 채 안 되었던 것(0.8%)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2022, 2023학년도 정시 인문계열 모집단위 교차지원 비율. 진학사 2022, 2023학년도 정시 지원 대학 공개 DB 분석(2023년 2월 14일 기준)

서울대, 연세대 교차지원 늘고 고려대는 줄어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의 53.75%에 해당하는 학생이 자연계열이었다. 이는 2022학년도 44.75%보다 9%p 증가한 수치이다. 서울대가 이번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도입하고 평가 항목에 ‘과목 이수 내용’을 두어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 과목 이수 내용’을 평가하면서, 전년도에 비해 교차지원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사회 교과 이수단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연계열 학생이 교과 이수 현황의 불리함을 안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연세대 또한 교차지원 비율이 2022학년도 52.26%에서 2023학년도 67.42%로 크게 뛰었다. 반면 고려대는 50.40%에서 46.77%로 감소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도 전년도에 비해서는 교차지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성균관대를 제외하면 교차지원 비율이 60%를 넘어가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수치이다. 성균관대의 경우 6개 대학 중 유일하게 교차지원 비율이 2년 연속 20%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학년도부터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사탐에 더 높게 책정함으로써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

2022, 2023학년도 일부 대학 정시 인문계열 모집단위 교차지원 비율. 진학사 2022, 2023학년도 정시 지원 대학 공개 DB 분석(2023년 2월 14일 기준). 교차지원 비율 :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과탐 응시자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수험생의 심리가 바뀌지 않는 한, 2024학년도에도 교차지원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에서 자연계열 학생들의 인문계열 지원을 줄이고자 변환표준점수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대학들이 교차지원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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