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은행, 이자이익 80%에 의존…과점지위 안주”

이복현 “은행, 이자이익 80%에 의존…과점지위 안주”

금융감독원, 해외 투자자 대상 간담회 개최

기사승인 2023-02-22 15:05:01
이준교(가운데 왼쪽부터)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장, 이복현 금감원장, 김준환 은행감독국장이 해외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들은 총이익의 80% 이상을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등 과점적 지위에 안주하면서 성과급 배분에만 치우쳐 있다”며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정받도록 하고자 국내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감독방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이복현 원장은 국내 시중은행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은행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점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부정적 여론에는 대형은행 중심의 과점체계에서 비롯된 경쟁제한 등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을 탈피해 해외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은행경영 방식으로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산업의 사업구조 다각화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토대로 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며,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금융시스템으로의 위기 전이를 차단해야 한다”며 “금감원은 PF 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별 점검에서 PF 사업장별 점검으로 전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금산분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 원장은 “금산분리 등 제도를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금산분리는 오랜 기간 동안 고수돼 온 금융제도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그 기본 틀은 유지되야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와 자회사 출자 규제 등의 개선방법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국내 자본시장 투자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혁신해 해외 투자자의 국내 투자에 대한 걸림돌을 과감히 개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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