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못하는데 급식 어쩌지”…초1 부모 걱정 ‘산더미’

“젓가락질 못하는데 급식 어쩌지”…초1 부모 걱정 ‘산더미’

나무젓가락으로 연습
정해진 식사 시간 지키는 연습도 필요

기사승인 2023-02-24 06:00:05
쿠키뉴스DB

 ‘겨우 1학년인데 혼자 잘 할 수 있을까’. 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1학년이 된다. 3월 새 학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 학부모들에겐 급식이 큰 걱정거리다.

부모에게 아이 식사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하지만 학교에선 선생님이 1대 1로 아이 식사를 도와주기 어렵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단체 급식에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한다. 학교에서 젓가락질을 지도해주는지, 편식엔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 수 없다.

강원도교육청이 지난 21일 실시간으로 진행한 온라인 초등학생 예비소집에서 학부모들은 급식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젓가락질을 연습해야 하나” “느리게 밥 먹는 아이인데 어떡하나” “편식이 심하다” “반찬 남기면 혼날까” “포크가 없다는데” “개인 젓가락 가져가도 되나” 등 학부모 안내자료에 담기지 않은 질문이 대다수였다.

급식과 관련해 궁금한 건 많지만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정보는 적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 됩니다’라는 학부모 안내자료는 원론적인 수준이란 평가다. 자료에 급식 관련 내용은 △입학식 다음 날부터 학교 급식 시작 △식품 알레르기 확인서 제출 △우유 급식 선택 △학교 식당에서 식사 등이 전부다.

4일 오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예비 신입생들과 학부모들이 예비소집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학교마다 급식실, 교실 등 식사 장소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동일하다. 교사들은 입학 전 젓가락질, 우유갑 스스로 열기, 정해진 시간에 밥 먹기를 연습하면,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초등교사 A씨는 젓가락 사용과 관련해 “1학년 때 개인 수저통을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더구나 학교 급식에서 사용하는 성인 수저나 젓가락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13년차 초등교사 B씨는 “필요하다면 젓가락질을 연습하는게 좋겠지만, 젓가락질 잘 못하는 아이들도 직각으로 (음식을) 찍어서라도 먹더라. 그 방법이 (성장 과정에서)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젓가락 사용법 어떻게 가르칠까

젓가락 사용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초등 1학년 담임을 6년간 맡았다는 초등교사 심모씨는 강원도교육청 유튜브 ‘학끼오TV’에서 나무젓가락으로 연습하는 걸 추천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스스로 연습할 때 응원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치원 교사 C씨는 “입학 전 젓가락을 사용하도록 유도하지만 아이마다 성향이 달라 포크를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며 “억지로 젓가락 교육을 시키진 않는다. 다만 주변에서 젓가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따라 할 수 있도록 식사할 때 젓가락을 함께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초등 1학년 교과서.   사진=임지혜 기자

학교 급식, 걱정할 필요 없어요


학교 급식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교사들은 편식이나 매운 음식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B씨는 “학교 급식에는 친환경 인증받은 재료만 들어오고 영양사가 꼼꼼하게 검수한다”며 “병설 유치원이 있는 학교는 유치원생부터 초등 6학년까지 함께 먹는 식단이기 때문에 음식이 싱겁고 많이 맵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옛날과 달리 요즘은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에선 단체 식사인 만큼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 아이들이 교실이나 급식실에서 뛰어다니지 않도록 가르치는 예절 역시 중요하다.

학교 급식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면 급식모니터링단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효천 전국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급식 모니터링단을 신청하면 급식실 모습과 위생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방 적응했어요”

어른들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한다. 초등 2학년 박모(9)양은 “학교 급식은 어른 젓가락만 있는데 사용을 못 하는 친구들이 1학년 때 꽤 많았다. 하지만 젓가락질을 못 한다고 놀리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며 “젓가락질을 잘 못해 수저로 반찬을 찍어 먹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개인 수저와 젓가락을 가지고 다녔다”라고 했다.

초등 3학년 김모(10)양은 “유치원 때와 다르게 식판이 너무 무거워서 처음에는 힘들었다”며 “식판을 들고 이동할 때 힘들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도와주셔서 금방 적응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