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부인했지만 증권가 “금리인상 종점”

이창용 부인했지만 증권가 “금리인상 종점”

이창용 “금리인상 기조 끝 아니다”
증권가 올해 3.50% 동결론 우세
경기우려에 최대 3.75% 종점 대세

기사승인 2023-02-24 10:56:3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결정으로 기준금리 인상 싸이클이 종점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 결정으로 일곱 차례(작년 4·5·7·8·10·11월, 올해 1월) 기준금리 연속 인상 행보가 일단락 됐다. 이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지난해 4월 이후 금통위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이번에 동결한 것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패스(경로)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갈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패스(경로)로 가느냐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동결이) 경기를 위해 물가를 희생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특히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된다”며 “지난해는 이례적으로 물가가 급등해 매회 인상했지만 이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오늘 결정은 이러한 과거의 일반적 방식으로 돌아간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원 1명이 3.50% 현 금리 유지를 밝혔고, 5명이 당분간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하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강조에도 기준금리가 경기침체 우려에 현 수준에서 멈추거나 더 올라도 0.25%p(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한은이 미 연준의 금리결정과 국내 물가 변수를 지켜보면서 3.50%를 유지하거나 0.25%p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김지나 연구원은 “총재는 부인했으나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는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총재는 물가가 경기보다 중요한 정책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경기 둔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인상을 중단하고 효과를 살펴보자는 발언도 단순히 불확실성 때문만이 아니라, 3.50%의 기준금리가 지금 경제여건에서는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통위가 매파적인 발언을 한 이유는 동결과 성장률 전망치가 인상 기조의 종결로 연결, 인하 기대로 번지면서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총재가 경기 우려를 드러내는 것은 인상 종료 시그널을 직접적으로 주는 것과 다름 없다”며 “향후 기준금리 경로는 연내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안재균 연구원은 “금통위원 중 1명 은 3.50%을 최종 수준으로 제시했지만,나머지 5명은 당분간은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며 “이러한 모습은 2월 금통위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될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중 숨은 비둘기파적 요소도 존재한다. 높은 불확실성에도 연말 3% 초반 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 경로 유지는 향후 디스인플레이션 상황 전개에 대한 판단이 아직 변함없음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지금은 국내 요인, 특히 물가 경로를 보면서 통화정책 운영 여건이 마련됐다고 한 부분도 기준금리 최종 수준 3.50%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3.50%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물가 중심의 국내 경제상황 확인에 나서는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날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물가불안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도 인상 압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석유류 등 국제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경우에 국내 기준금리는 상반기 3.75%로 인상돼 하반기에도 3.75%를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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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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