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항공사들이 승무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는 3~4년 만에 열리는 채용으로 객실 승무원 채용과 함께 전 노선에 걸쳐 증편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에어서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최근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진에어는 무려 4년 7개월 만에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에 나서면서 항공업계의 여객 수요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항공사 인력은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타격을 입자 신규 채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무급 휴직으로 인해 항공사를 그만두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1만7670명), 아시아나항공(8422명), 제주항공(2872명), 티웨이항공(2088명)의 총 근로자(기간제 포함)는 3만1052명이다. 2019년 대한항공(1만9063명), 아시아나항공(8664명), 제주항공(3306명) 티웨이항공(2310명) 등 총 3만3343명 대비 2000여명이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점진적으로 입국 제한이 회복되면서 12월 국내 항공사를 통해 국제선을 탄 여객은 407만1000명으로 2021년 12월 대비 870.8% 증가했다.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열리면서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국제선 증편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예컨대 3년 7개월 만에 채용에 나서는 에어서울은 유휴 항공기 1대를 국내선에 배치하는 대신 일본 다카마쓰 노선에 투입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항공사가 전체적으로 국제선 사업량을 예전처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객실 승무원 채용도 국제선이 다시 회복됨에 따라 시행되는 조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열린 이번 항공사 채용에는 객실 승무원 채용만 진행하고 지상직 채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객실 승무원 취업을 희망하는 ‘승준생(승무원 준비생)을 교육하는 관계자는 “수년 만에 열린 채용으로 승준생들 사이에서도 활기가 돌고 있다”면서도 “승무원은 취업시 나이를 완전히 배재할 수 없는 만큼 3년을 흘려보내 꿈을 접은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채용을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처럼 객실 승무원 채용이 정기적으로 열리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기대와 달리 객실 승무원 및 지상직에 대한 채용이 코로나 이전처럼 열릴지는 미지수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가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닌 데다 질병관리본부 중대본의 지침에 따라 추후 변동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방역이 많이 완화됐지만 중대본의 지침에 따라 기내 규칙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정기 채용은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대학교 김광옥 교수는 “현재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를 중심으로 운항하는 LCC가 적극적으로 채용을 하고 있다”면서 “국제선 운항도 LCC가 굉장히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길이 이전처럼 완전히 열리지 않는다면 비행기가 새로 들어오기느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으로 입국 제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사의 정기 채용 어려움을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중국으로 향하는 국제선 비중은 전 세계의 25%가량을 차지했기 때문에 중국 길 회복 없이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교수는 “비행기 한 대에 창출되는 고용 인력은 LCC 기준, 최소 70명”이라고 말했다. 대형 비행기 보잉747, 787의 경우 10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해 대형 항공사의 운항과 여객기가 LCC와 함께 증편될 때 항공업계에 전반적으로 고용 인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에 항공기를 투입하면서 수요가 적은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국내선 운항 횟수를 줄여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3031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0편(10%) 감소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